안그래도 처연하게 생긴 그의 얼굴에 이중성이 폭발했다 [Oh!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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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그 남자, 좋은 간호사'(THE GOOD NURSE, 감독 토비아스 린드홀름)는 배우들의 '연기 볼 맛' 하나로 볼 가치가 충분히 있는 영화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찰스 그래버의 책 '그 남자, 좋은 간호사'를 영화화한 작품이나 끔찍한 실제 범죄사건에 비해 영화는 자극성이 없고 오히려 보는 이에 따라 밍밍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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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나영 기자] 지난 달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그 남자, 좋은 간호사'(THE GOOD NURSE, 감독 토비아스 린드홀름)는 배우들의 '연기 볼 맛' 하나로 볼 가치가 충분히 있는 영화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찰스 그래버의 책 '그 남자, 좋은 간호사'를 영화화한 작품이나 끔찍한 실제 범죄사건에 비해 영화는 자극성이 없고 오히려 보는 이에 따라 밍밍할 수도 있다. 하지만 주인공 두 배우, 특히 '좋은 그 남자 간호사'로 분한 영국 출신 애드 레드메인은 숨막히는 연기로 보는 이를 꼼짝달싹 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 남자, 좋은 간호사'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간호사이자 싱글맘인 에이미(제시카 차스테인)가 병원에 새로 온 남자 간호사 찰리(에디 레드메인)와 친해지면서 본격 전개를 시작한다. 건강과 경제적으로 극한의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되는 에이미에게 찰리는 사려 깊은 면모와 공감력으로 에이미에게 든든한 친구가 돼 준다.
하지만 병원에서 환자들이 뚜렷하지 않은 이유로 연이어 사망하게 된다. 조사가 시작되자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 찰리. 이 같은 찰리에게 혼동을 느끼는 에이미는 스스로 나서 진실에 다가서고자 한다.
나에게 한없이 좋은 사람이 알고보니 너무나 '나쁜 인간'이었을 때 겪는 이른바 멘붕. 그 사람 주위에서 서서히 목을 졸라오는 공포. 반대로 누군가에게 대가없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지만 본능적으로 악마의 피가 흐르는 사람. 애정을 쏟았던 사람이 자신에게서 점점 멀어지며 겪는 상실감, 그리고 자신의 정체를 알아차렸을 때 느끼는 공포.
에디 레드메인과 제시카 차스테인은 이 같은 복잡다단한 감정의 흐름을 겪는 특별한 관계의 두 사람을 더할 나위 없을 만큼 완벽히 소화해냈다.
둘 다 정적이고 고요하지만 화면에는 이들이 내뿜는 에너지가 가득하다. 바짝 마른 창백한 얼굴에서 세상을 구하는 따뜻한 빛을 뽐내는 제시카 차스테인은 왜 그가 미국 영화계를 이끌어가는 대표 배우 중 한 명인가를 느끼게 해준다. 세상을 구원하고 변하게 하는 인물은 어쩌면 에이미 같은, 어떤 상황에서도 고운 마음을 잃지 않는 평범한 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에디 레드메인. 해당 영화의 실제 인물인 연쇄살인마 찰스 컬린과 비주얼적에서 묘하게 겹쳐보이는 그는 특유의 처연한 분위기가 트레이드 마크인 연기자다. 본인만의 슬픔의 정서를 어떤 역할에도 고스란히 녹여내는 그의 얼굴이 이 영화에서 제대로 그 역할을 했다.
찰리가 가진 이중성이 얼굴에서 그대로 폭발하는 것. 가만히 있어도 안아주고 싶은 눈빛과 표정의 에드 레드메인이 분한 찰리이기에 왜 그가 그랬을 수 밖에 없었을까를 더 생각하게 만든다.
제시카 차스테인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에드 레드메인을 식당에 불러내 테이블을 앞에 두고 대치하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 이 진실을 위해 또 다시 만나 조용하지만 격한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의 연기는 압권이다. 투 샷만으로도 완성되는 서사다.
- 왜 원제처럼 국내 제목을 '좋은 간호사' 그대로 하지 않았냐고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 보인다. 국내 제목은 원작 책 '그 남자, 좋은 간호사'를 그대로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nyc@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 남자, 좋은 간호사' 스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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