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중훈련 마지막날… 美 '랜서' 폭격기 한반도 상공에 뜬다

박응진 기자 2022. 11. 5.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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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이후 처음… 괌 이륙 뒤 2시간이면 평양 도달
공군 "오후 합류 예정"… 北 연쇄 도발에 '억제' 강화
미군 B-1B 폭격기. (미 태평양공군 제공)2022.10.23/뉴스1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한미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 마지막날인 5일 미국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한반도 상공에 전개된다.

B-1B는 미군의 주요 전략자산 가운데 하나로서 특히 F-35 전투기 등과 함께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해온 무기체계란 점에서 추가 무력도발 등 반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5일 공군에 따르면 미 B-1B 폭격기는 이날 오후 한반도 상공에 진입해 다른 한미 공중전력들과 함께 '비질런트 스톰' 훈련을 함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미군 당국은 역내 폭격기동부대(BTF) 임무수행을 위해 지난달 18~19일 이틀 간 사우스다코타주 엘즈워스 공군기지 소속의 B-1B 폭격기 편대(4대)를 태평양 괌의 앤더슨 기지로 전진배치했다.

미군 B-1B의 경우 현재 운용 중인 기체엔 핵폭탄 탑재 기능이 제거돼 있으나, B-52 폭격기 의 2배에 이르는 60톤 상당의 폭탄을 실을 수 있다.

또 B-1B는 마하1.25(시속 1530㎞)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어 괌 기지 이륙 후 2시간 남짓이면 평양 상공에 도달할 수 있다.

B-1B의 한반도 상공 전개는 북한의 제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잇따랐던 2017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B-1B는 2개월에 1회 꼴로 한반도 주변 상공에 출격해 우리 군과 연합훈련을 수행했다.

특히 2017년 9월엔 북한의 6차 핵실험 강행에 따른 미군의 무력시위 차원에서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소재 주일미군기지를 이륙한 B-1B 폭격기가 미 공군의 F-15 전투기들과 함께 동해 북방한계선(NLL) 넘어 북한 동쪽의 공해상까지 북상한 적도 있다.

연례 한미연합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은 당초 지난달 31일 시작해 이달 4일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훈련 기간 북한의 ICBM 발사 등 도발이 잇따르면서 이날까지 하루 더 연장됐다.

미군 A-10 공격기. 2022.11.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이번 비질런트 스톰 훈련 연장은 우리 측 요청에 따른 것으로서 현재 이 훈련엔 우리 공군 F-15K·35A 및 KF-16 전투기, KC-330 공중급유기 등 140여대와 미군 F-35B 전투기, EA-18 전자전기, U-2 고공정찰기, KC-135 공중급유기 등 100여대 등 양국 공중전력 240여대가 참여하고 있다.

한미 양국 군은 이번 훈련 기간 공격편대군, 방어제공 등 주요 항공작전 임무를 24시간 중단 없이 수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지난달 31일과 이달 1·3·4일 각각 외무성 대변인과 '군 서열 1위' 박정천 조선노동당 중앙위 비서 겸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명의의 담화 및 성명을 통해 한미 양국의 비질런트 스톰 훈련 실시 및 그 연장 결정을 비난했다.

북한은 이번 훈련기간 중 이달 2~3일 이틀간 ICBM 1발을 포함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지대공미사일 등 각종 미사일을 동·서해상을 향해 30발 가까이 쏜 데다, 동해 남북한 접경수역에 설정된 해상 완충구역을 향해 100여발의 포격을 가했다.

또 4일엔 한미 '비질런트 스톰'에 대항하기라도 하듯 북한군의 '미그'(MiG) '수호이'(Su) 계열 전투기와 '일류신'(Il) 계열 폭격기 등이 '전술조치선' 이북 내륙 및 동·서해 상공을 날며 공대지 사격·폭격 등의 훈련을 실시했다. 이와 관련 우리 군이 탐지한 북한 군용기 항적(航跡·track)은 180여개에 이른다.

'항적'은 레이더에 포착된 항공기의 흔적들을 연결한 선을 말한다. 그러나 같은 항공기라도 출격 횟수나 고도 변화 등에 따라 여러 개의 항적을 남길 수 있고, 여러 대의 항공기가 근접 비행을 한 경우엔 항적 1개로 포착될 수도 있어 항적만으론 실제 체공한 비행기의 수를 파악하기가 곤란하다.

'전술조치선'이란 북한 군용기의 남하 등 이상 행동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우리 군이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 및 서해 NLL로부터 20~50㎞ 북쪽 상공에 가상으로 설정한 선이다.

이처럼 북한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수위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전술적 국지도발 등 다른 형태의 무력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특히 한미 당국은 북한의 제7차 핵실험이 머지 않았단 판단 아래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미 중간선거일(현지시간 8일) 이전에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단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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