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려도 폭등하는 국제유가... 지옥의 금리인상열차 더 달린다
WTI 선물 전일대비 5% 올라
신뢰잃은 美 연준 만만히보고
“원유판 투기수요 여전” 지적도
‘금리인상 속도조절’ 명분 사라져
국내 ‘영끌족’ 밤잠 못 이룰 듯
WTI 선물 전일대비 5% 올라
신뢰잃은 美 연준 만만히보고
“원유판 투기수요 여전” 지적도
‘금리인상 속도조절’ 명분 사라져
국내 ‘영끌족’ 밤잠 못 이룰 듯
때려도 때려도 징그럽게 오른다. 간밤에 국제 유가가 5% 넘게 폭등하며 두달여 만에 배럴당 90달러선을 돌파했다.
가파르게 금리를 올리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명분은 크게 두가지다. 꺾이지 않는 물가와 여전히 탄탄한 미국의 고용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원유가격이 잡히지 않고 폭등하는 장세가 연출되면서 향후 연준의 금리인상에 쉽게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끝없이 오르는 미국 금리 추이 그래프를 보며 한숨짓는 한국의 ‘영끌족’ 신음도 깊어지고 있다.
5일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기준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5.04% 급등한 배럴당 92.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7일 이후 한 달여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원유 가격이 하루만에 5% 넘게 뛴 것에는 크게 두가지 변수가 작용했다. 첫째는 중국의 코로나 봉쇄 완화 기대감이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국면으로 넘어가기 위해 해외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널리 퍼졌다. 조만간 중국이 입국자 격리 규정을 10일에서 7일로 축소할거란 전망도 나왔다.
중국의 코로나 출구전략과 함께 억눌렸던 글로벌 여행수요가 폭발하고, 일부 제조업 경기도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퍼지며 국제유가를 밀어올린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달러 가치 하락이다. 4일 기준 달러인덱스는 110.88로 전일 대비 1.82% 하락했다. 기름은 통상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값이 떨어지면 달러 표시 원유가치는 상대적으로 하락해 해외 선물 트레이더가 추가 주문을 할 유인이 생긴다.
하지만 미국을 축으로 경제침체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상황에서 하루만에 원유가격이 5%나 폭등한 것을 놓고 원유판 투기수요가 여전히 죽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는 지적이 함께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 대표 출신 한상완 2·1지속가능연구소 소장은 “원유 트레이딩 시장은 마지막까지 투기수요가 판을 치는 대표적 도박판”이라며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네번이나 밟았는데도 원유가격이 튀는 걸 보면 아직 시장이 연준을 얕잡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준이 시장을 확실하게 휘어잡고 경기를 서서히 잠재우는 ‘경기 연착륙’을 시도해야 바람직한데, 펼쳐지는 상황을 보면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원유가격이 올라가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으로 이어지고 연준의 금리 피벗(pivot·정책 전환)은 상당기간 없던 일이 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유가를 낮추기 위해 미국 석유기업에게 ‘횡재세’를 부과할 것을 시사하며 “주유소 휘발유 가격을 낮추지 않는다면 초과이익에 대해 더 높은 세금과 함께 다른 제재에도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지만, 원유가격 자체가 상승 랠리를 펼치는 상황에서 유가를 잡기란 불가능하다.
최근 나온 미국의 10월 실업률 데이터가 전달 대비 0.2%포인트 상승한 3.7%를 기록하며 조만간 금리 인상 페달에 브레이크가 걸릴 거란 기대감도 무산될 공산이 크다. 파월의 완화적인 발언만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영끌족’들이 속절없이 오르는 원유가격을 보고 좌절하는 이유다.
불과 얼마전 연 2~3%에 불과했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금리 상단 기준 7%를 넘은 상황이다. 변동금리로 거액을 빌린 사람 입장에서는 이자부담에 생활이 안되는 구조다. 이현철 아파트사이클연구소장은 “집값이 오르면서 이자가 늘면 그나마 버티지만, 집값이 떨어지는데 이자가 급증하면 패닉에 빠지고 만다”며 “앞으로 상당기간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곡소리가 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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