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동료에 “아프리카로 돌아가” 외쳤던 프랑스 의원 중징계

서유근 기자 2022. 11. 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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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마르탱 빌롱고 LFI 의원이 3일(현지 시각) 프랑스 하원 복도에서 그레구아르 드 푸르나 RN 의원의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해 기자들에게 얘기하고 있다. /BFMTV

프랑스 하원에서 동료 흑인 의원을 향해 “아프리카로 돌아가라”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의원에게 중징계가 내려졌다.

4일(현지 시각) BFM TV 등에 따르면, 프랑스 하원은 이같은 발언을 내뱉은 그레구아르 드 푸르나 국민연합(RN) 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의결해 향후 15일간 하원 출입을 금지하고 두 달 동안 월 수당의 절반만 지급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는 가장 무거운 징계 중 하나라고 BFM TV는 전했다.

드 푸르나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하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또 그는 빌롱고 의원에게 자신의 발언이 오해를 일으켰고 그로 인해 상처를 받았을 것에 대해 사과했다.

앞서 전날 오후 하원에서 극좌 성향의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소속 카를로스 마르탱 빌롱고 의원은 정부를 상대로 지중해를 떠도는 이주민을 구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빌롱고 의원은 파리 인근 빌리에르벨에서 출생했지만 그의 부모는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과 앙골라 출신이다.

그러던 중 장내에서 누군가가 “그들은(또는 그는) 아프리카로 돌아가야 한다”고 외쳤다. 이 같은 발언이 나오자 야엘 브룬 피베 하원 의장은 회의를 즉각 중단하고 발언자 확인에 나섰다. 결국 극우 성향의 RN 소속 그레구아르 드 푸르나 의원으로 특정됐다.

이후 해당 발언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마틸드 파노 LFI 대표는 “오늘 극우가 본색을 드러냈다”면서 드 푸르나 의원의 자격 정지를 주장했다. 여당인 르네상스는 드 푸르나 의원에게 중징계가 내려지기 전까지 어떤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는 “우리의 민주주의에서 인종차별이 설 자리는 없다”며 “당연히 의회가 징계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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