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이라도 안 아프고 죽었으면”…희귀병 앓는 딸의 말에 억장 무너지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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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20년 넘게 희귀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딸이 엄마에게 꺼낸 말이다.
딸이 처음으로 죽음을 언급하며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속마음을 힘겹게 꺼내자 엄마는 억장이 무너졌다.
박씨는 딸의 고통을 20년가량 지켜보던 중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0년 저인산혈증 구루병·골연화증 치료제인 '크리스비타'를 승인했다는 희망적인 소식을 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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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치료제 개발됐지만 비급여…1년 약값만 2~3억원에 달해 ‘절망’
“환자·가정 위해 크리스비타의 건강보험 적용 시급”…국회 청원 나서
“엄마, 하루만이라도 아프지 않고 죽는 게 내 소원이야. 내가 이 말하면 엄마가 속상할 것 같아 여태껏 한 번도 안 했는데, 엄마 울지마. 앞으로 다시는 이런 말 안 할게”
이는 20년 넘게 희귀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딸이 엄마에게 꺼낸 말이다. 딸이 처음으로 죽음을 언급하며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속마음을 힘겹게 꺼내자 엄마는 억장이 무너졌다.
다행히 이 질환을 치료할 약이 지난 2020년 개발됐지만, 비급여인 탓에 약값이 연간 2~3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 엄마는 또 한 번 절망을 맛봐야만 했다.
5일 연합뉴스와 강원도민일보에 따르면 강원 춘천시 퇴계동에 사는 박모(52)씨의 딸 A(24)씨는 ‘X염색체 우성 저인산혈증’(X-linked hypophosphatemia·XLH)이라는 이름도 생소한 희귀병을 앓고 있다.
A씨는 생후 18개월에 이 질병을 처음 진단받고 지금까지 고통받고 있다. 이 병은 HEX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인의 대사에 관여하는 섬유아세포성장인자23(FGF23) 호르몬이 과잉 생성돼 신장에서 인산염 소모가 늘어나 발생하는 유전병이다.
X염색체 우성 저인산혈증은 국내에 환자가 100명도 채 안 될 정도로 극소수만 앓고 있는 희귀 질환이다.
이 병을 앓는 환자는 적절한 치료가 없다면 평생 심각한 근골격계 통증과 장애로 고통을 받으며 살아가야 한다.
A씨는 극심한 관절·근육 통증과 골격 변형, 척추 휨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고관절 변형도 심해 수술도 여러 번 했지만, 병의 진행을 막을 순 없었다.
박씨는 보전적인 치료제인 ‘경구 인산 보충제’와 ‘활성 비타민D’ 등을 4시간마다 투여해 병세를 막으려 하고 있지만 말 그대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신장이 지금처럼 과도하게 인산염을 소모한다면 계속 인을 몸속으로 넣어줘야 하고, 장기간 지속하면 신장 석회화와 부갑상샘 수치 상승 등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A씨는 기존 치료제를 더는 쓸 수 없을 정도로 부작용이 나타났고, 최근 들어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하루 대부분을 침대에 누워서 지낸다.
박씨는 딸의 고통을 20년가량 지켜보던 중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0년 저인산혈증 구루병·골연화증 치료제인 ‘크리스비타’를 승인했다는 희망적인 소식을 접했다.
하지만 해당 약품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인 탓에 약값이 한 달에 2000만~3000만원이 드는 등 연간 비용이 2∼3억원에 달해 박씨는 다시 좌절해야 했다.
이에 박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난달 17일 ‘XLH 치료제 크리스비타의 신속 사용 승인에 관한 청원’을 국회에 올렸다.
박씨는 “죽음 같은 고통 속에서 평생을 지내고 있는 XLH가 환자와 그 가정을 위해서는 크리스비타의 건강보험 적용이 시급하다"며 "청원을 진행하면서 같은 아픔을 겪는 환자 가족이 적지 않음을 알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청원은 이달 17일까지 이어진다. 이날 현재까지 1만913명(21%)가 동참했다. 이 청원은 5만명 이상 동의를 얻으면 국회 소관위원회가 심사하게 된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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