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동강 나기 직전인 벌레'…맥도날드 햄버거에서 나왔다

양상추 농장에서 섞여 들어온 나방류 애벌레로 확인
햄버거 먹은 아들은 배탈 나서 병원 치료
사건 축소·부실한 위생관리 지적

햄버거 속에 벌레의 끝부분이 잘려 매달려 있다. / 사진=연합뉴스

최근 맥도날드 햄버거에서 잘린 벌레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A씨는 지난달 28일 오후쯤 집에서 중학교 2학년 아들로부터 집 근처 맥도날드 매장에서 상하이버거를 주문해 먹다가 징그러운 벌레를 발견했다는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습니다.

A씨는 아들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고 해서 확인했는데 기다란 벌레가 거의 잘려서 두 동강 나기 직전이었습니다. 아들이 햄버거를 베어 물며 벌레가 잘린 모양으로 보입니다.

맥도날드가 제품을 회수해 확인한 결과 벌레는 양상추 농장에서 섞여 들어온 나방류 애벌레였으며 A씨의 아들은 햄버거를 먹은 후 주말에 배탈이 나서 이번 주 초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전해졌습니다.

맥도날드는 "고객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대관령 등에서 친환경적으로 생산해 3번 이상 세척하고 검사한 양상추를 납품받는데 제대로 검수 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맥도날드는 "앞으로 납품 제품에 대한 검수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공급업체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공급업체의 내부 시스템 재점검, 작업자 위생 교육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해명에도 맥도날드는 사건을 축소하는 데 급급하고 위생관리가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맥도날드는 지난달 기생충이 나온 햄버거를 먹은 어린아이가 복통에 시달리자 보상금 20만 원을 제시하며 더는 문제 삼지 않고 보상을 종결하자고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또 9월에는 감자튀김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제보도 있었습니다.

A씨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 집으로 돌아와 보니 매장에서는 이미 제품을 회수함과 동시에 환불 조치까지 끝마친 상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이물질이 들어간 제품을 빨리 회수하고 사건을 종료해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당국의 조사를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A씨는 항의했지만, 점장은 사태를 파악해 알려주겠다고 말한 후 제대로 연락도 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화가 난 A씨가 다시 전화를 걸어 따지자 본사 고객팀에서 이물질이 나온 경위를 설명해주고 병원 진료를 받았으면 치료비를 보험으로 처리해주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A씨는 "맥도날드는 연신 잘못했다고만 하고 병원비는 지원하겠다고 하는데 돈이 문제가 아니라 위생이 너무 하는 것 같다. 아이는 벌레를 보고 매우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햄버거 속 벌레 / 사진=연합뉴스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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