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생환’ 경북 봉화 광부 어떻게 221시간 버텼나

황혜진 기자 2022. 11. 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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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에서 매몰 사고로 고립됐다 221시간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두 광부가 서로 어깨를 맞대고 체온을 유지하면서 생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5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봉화군 광산 매몰사고로 고립됐다가 전날 오후 11시 3분께 생환한 두 광부는 구조 당국의 예상과는 달리 최초 작업 지점 인근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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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 매몰사고 열흘째인 4일 오후 11시께 고립됐던 작업자 2명이 생환한 가운데 5일 새벽 안동병원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커피믹스와 지하수로 버텨

어깨 맞대고 체온 유지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에서 매몰 사고로 고립됐다 221시간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두 광부가 서로 어깨를 맞대고 체온을 유지하면서 생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커피믹스를 밥처럼 마시고 갱도 천정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아 마시며 구조를 기다렸던 이들은 영양상태가 좋지는 않지만 건강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봉화군 광산 매몰사고로 고립됐다가 전날 오후 11시 3분께 생환한 두 광부는 구조 당국의 예상과는 달리 최초 작업 지점 인근에서 발견됐다. 구조대원 방모 소방령과 광산업체 소속 광부는 매몰 사고가 발생한 광산 내 제1 수직갱도 3편 주변 원형 공간에서 선산부(작업반장) 박모(62)씨와 후산부(보조 작업자) 박모(56)씨를 발견했다.

두 광부는 고립 기간 중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주변 마른 나무들로 모닥불을 피웠다. 작업 때 챙겨갔던 커피 믹스와 10ℓ 물을 나눠 마셨던 둘은 식수가 떨어지자 갱도 내 지하수를 마셨다. 20여 년 광산 경력의 베테랑 광부인 조장 박씨는 아들에게 “3일째 몹시 배가 고팠는데, 그 뒤로는 배고픈 줄도 잘 몰랐다”며 “조원을 챙기느라 심적으로 힘들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새내기 광부인 보조 작업자 박씨는 조카에게 “지하수로 목을 축일 때 토하고, 힘들었다”고 전했다. 고립 사흘째 정도까지 탈출로를 찾아 헤매던 이들은 직접 괭이를 들고 탈출로를 파내기도 했다.

구조된 후 경북 안동시 안동병원으로 이송된 두 광부는 영양 치료를 받으며 별 이상 없이 잠을 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일반 병동 2인실에 같이 입원해 밤을 보냈다. 이송 당시 1인 병실이 모두 찼고 2인 병실이 통째로 빈 곳이 하나뿐이어서 같은 병실에 입원했으나 병원 측은 가족 등과 협의해 혼자 사용할 수 있는 병실로 옮기는 방안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병원 측은 “그동안 음식을 드시지 못해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밤사이 영양 수액과 수분을 보충했다”며 “기운이 조금 없으시지만 밤사이 특별히 의료진 호출이 없었고 잠은 편안하게 주무신 것으로 파악한다”고 전했다.

황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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