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저녁 이태원...“2.2배 더 몰렸다” [나기자의 데이터로 세상읽기]

나현준 2022. 11. 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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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이태원 참사 데이터 살펴보니
이태원 1동 생활인구, 2017년 ‘최대’
오후 6시 이후 저녁에 5만명 이상 몰려
평소 생활인구 대비 참사 당일 2.2배
연령은 20대 여성, 20대 중반 남성 순
국민의힘, 통신사 위치 데이터 통해
군중 밀집시 재난안전 조치 법안 발의

[나기자의 데이터로 세상읽기-17] 지난 주말 이태원 참사로 156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죠. 꽃다운 청춘들이 허망하게 가버려서 많은 분들이 슬픔에 잠겼는데요. 사전에 신고를 받고도 경찰이 제대로 초동대응하지 못했던 점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기사에선 도대체 사고 당일 이태원에 몇 명이 모였는지를 최대한 다각도로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아울러 재발 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를 조망할 예정입니다.

코로나 이후 ‘역대급’ 인파 몰려

이태월 핼로윈 축제는 매년 10월 마지막주 금토일에 보통 열리는데요. 대부분 사람들이 몰리는 날짜는 이 중에도 토욜입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이태원1동(행정코드 11170650)의 생활인구 데이터를 살펴봤습니다. 참고로 생활인구란 서울시와 KT가 통신 데이터를 비롯한 빅데이터를 통해 실제로 생활하는 인구를 추정한 수치입니다. 보통 서울의 일일 생활인구는 약 1100만명입니다.

이태원 1동 핼로윈 방문객. 토요일 기준 <Canva로 작업. 자료출처 = 서울시 데이터광장>
저녁 시간대인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6시간 동안 이태원1동서 시간당 평균 몇 명이 모였는지 살펴봤습니다. (참고로 2019년 자료는 통신수집기 장비 고장으로 없다고 합니다) 위 그래프를 보면 결과가 있는데요. 2017년 이후 중에 이번 핼로윈 축제 때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22년 저녁시간대 이태원1동서 있었던 인파는 시간당 평균 5만4192명으로 지난해(2만9479명)보다 훨씬 많습니다.
최근 이태원 생활인구랑 비교해도 ‘2배’

과거와 달리 최근 들어 앤데믹(코로나가 끝남)으로 이태원에 사람들이 몰렸을 수도 있기에, 추석이 지난 9월 17일부터의 데이터를 시간대별로 봤습니다. 참사가 발생했던 29일 저녁 때, 평소 대비 2배 이상의 인파가 이태원에 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3년 만에 찾아온 ‘오프라인 핼로윈 축제’에 많은 인파들이 모였기 때문이죠.

이번 29일 참사 당일 저녁. 평소보다 2배 이상 사람이 몰렸다. <Canva로 작업. 자료출처 = 서울시 데이터광장>
성별은 20대 초중반 여성 > 20대 후반 여성 > 20대 초중반 남성 순

참사가 발생했던 지난 29일 이태원1동에 있었던 5만4000여명(평균치·누적치는 더 많음)을 연령대별로 분석해봤습니다. 만 20~24세 여성이 전체 인구 중 15.3%를 차지하면 가장 많은 비중을 보였고, 그 뒤를 만 25~29세 여성(13.9%)이 차지했습니다. 3위는 만 25~29세 남성(13.0%)이었습니다.

참사 당일 20대 여성, 20대 중후반 남성 순으로 이태원1동서 생활하는 인구가 많았다. <Canva로 작업. 자료출처 = 서울시 데이터광장>
20대 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54.2%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30대(21.5%)에 2배에 달했습니다. 이번 사망자 통계를 봐도 20대가 104명으로 전체 사망자(156명)의 66%를 차지했습니다. 이태원 1동은 사건이 발생했던 해밀톤 호텔쪽(북쪽)과 이태원가구거리가 있는쪽(남쪽)으로 나뉩니다. 사망자수를 보면 20대가 이태원 핼로윈 축제 중 가장 인파가 몰리는 북쪽으로 많이 몰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④ 정치권 “통신데이터 실시간으로 받아 대처하자”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보통신사업자(통신사)를 통해 위치신호데이터를 수신해서 다수 군중이 밀집하는 것에 대한 예방적 안전관리 조치를 취하자는 내용이 담겨있다. <사진출처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통신사의 기지국 밀집도 데이터와 교통카드 승하차 인원 통계를 바탕으로 사람의 의사판단이 아니라 자동으로 무정차 운행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이태원 참사의 대책을 말했죠.

국미의힘 전봉민 의원이 이태원 참사 후 대표 발의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을 보면, 정보통신사업자(통신사)를 통해 위치신호데이터를 수신해서 다수 군중이 밀집하는 것에 대한 예방적 안전관리 조치를 취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 기획한 생활인구 데이터도 KT 통신 데이터에 가중치를 부여해 만든 수치입니다. 다수 군중이 갑자기 밀집하면서 이번 참사처럼 압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통신3사의 실시간 위치데이터와 경찰 등 당국의 정보통신시스템을 연동하는 지혜가 필요해보입니다.

기자가 직접 올해 3분기(7~9월) 생활인구 데이터를 토대로 갑자기 사람들이 평소 대비 2.5배 이상 몰리는 지역을 살펴보니, 종합운동장이 있는 잠실2동, 월드컵경기장이 있는 성산2동이 검색됐다. 10월에 있었던 여의도 불꽃축제도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홍콩 등선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경찰을 미리 대거 배치하고, 주요 도로에 바리케이트를 설치하면서 안전하게 이동하는 통로를 확보한다. 아울러 안전하게 행사가 진행되도록 매뉴얼에 맞춰서 순차적으로 행사장에 입장하게끔 한다.

우리도 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갑자기 군중이 몰리는 것이 감지되는 지역에 경찰이 직접 투입되고, 매뉴얼에 따라서 안전한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번 압사 참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당국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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