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삼성에 안진다”... 美마이크론의 믿는 구석은 [MK위클리반도체]

오찬종 2022. 11. 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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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최근 시작된 반도체 시장 치킨게임에서 1위 삼성전자를 이겨내기 위한 도전자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과거때 처럼 단순하게 생산과 설비를 줄이고 ‘버티기’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기술을 내놓고 투자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똑똑한 치킨’이 되지 못하면 결국 시장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교훈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탈EUV’ 기술 공개하며 첨단 반도체 내놔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1β(1베타) 공정을 적용한 신제품 고성능·저소비 전력 D램(LPDDR5X)의 검증 샘플을 최근 출하했습니다. 검증을 마치면 내년 초 양산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고성능·저소비 전력 D램은 주로 모바일과 인공지능(AI) 기기 등에서 사용되는 고사양 모델입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LPDDR5와 LPDDR5X 수요가 지난해에는 전체 모바일시장의 약 10%를 차지했습니다. 최근 들어 첨단 기기 적용 범위가 급속도로 넓어지면서 내년 말까지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마이크론 측은 특히 속도를 끌어올려 동급 최고인 초당 8.5기가비트(Gb)까지 지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원래 고성능·저소비 전력 D램 분야의 기술 선두는 삼성전자입니다. 지난해 11월 업계 최초로 14나노 기반 LPDDR5X를 개발했습니다. 이후 지속적인 기술 갱신을 거쳐 지난달 세계 최초로 초당 8.5Gb의 전송 속도 신기록을 세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론이 불과 한 달 만에 삼성전자와 속도에서 같은 기록을 세우면서 다시 기술 격차를 좁혔습니다.

특히 마이크론은 이번 신제품이 자체 개발한 1β 공정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EUV 장비를 사용하는 대신 자체 개발한 ‘멀티패터닝’ 기술을 적용한 게 특징이입니다. 기존 EUV 공정이 극도로 얇은 붓으로 한 번에 그리는 방식이라면 멀티패터닝은 상대적으로 두꺼운 붓으로 스케치를 여러 번 하며 원하는 모양으로 패턴을 좁혀나가는 방식입니다. 기존 멀티패터닝 기술은 비교적 공정이 단순한 낸드플래시 메모리에서만 일부 사용됐는데 마이크론은 이를 보완해 처음으로 D램 공정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마이크론이 멀티패터닝 방식 공정을 개발한 건 ‘탈EUV’를 하기 위함입니다. 현재 EUV 장비는 네덜란드의 ASML이 독점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대당 도입 가격이 2000억원을 훌쩍 넘는 고가인 것은 물론 이마저도 공급이 달려 구매하기조차 어렵습니다. 마이크론은 이번 멀티패터닝 도입을 통해 EUV 장비 공급과 유지를 위해 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론은 신공정을 통해 현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치킨게임을 이겨낼 체력을 확보한다는 각오입니다.

마이크론 미국 본사 모습. <사진=마이크론>
美정부 지원 업고 140조 공장 신규 투자

마이크론은 뉴욕주(州) 북부 클레이에 대형 공장도 신설하기로 최근 결정했습니다.

마이크론의 뉴욕 공장 건설에는 1000억 달러(약 142조8000억 원)가 투입될 예정입니다.

미국에 연구개발(R&D) 센터를 두고 주로 일본과 대만·싱가포르 공장에서 반도체를 생산해온 마이크론이 대규모 공장을 미국에 건설키로 한 것은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반도체 산업육성법’(CHIPS) 때문입니다.

중국과의 반도체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 내 생산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법에는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들에 520억 달러(약 74조2000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또한 미국에 반도체공장을 짓는 기업에 25%의 세액 공제 혜택도 제공합니다.

CHIPS와는 별개로 뉴욕주정부도 마이크론의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55억 달러(약 7조8000억 원) 규모의 지원책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이크론의 뉴욕 공장 건설은 2024년부터 시작될 예정입니다. 마이크론은 향후 20년간 5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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