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룸버그 “中,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 조짐 보여”

코로나19 감염돼 입국한 승객 싣고 온 항공사 처벌 폐지 검토
해외서 입국한 승객들의 ‘의무 격리 기간’ 단축도 검토 중

지난 8월31일 중국 톈진시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톈진=AFP연합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시 지역 봉쇄를 기반으로 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외신의 보도가 나왔다.

당국이 해외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입국한 승객을 싣고 온 항공사를 처벌하는 규정을 폐지할 것을 검토하는가 하면, 해외에서 입국하는 승객들의 의무 격리 기간을 단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종식을 추진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종식할 것이라는 ‘루머’가 나왔었지만, 이 같은 내용을 직접 보도한 것은 세계의 주요 언론 중 블룸버그가 처음이다.

뉴스1

 
블룸버그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국무원이 최근 민간 항공 규제 당국을 포함한 정부 기관에 소위 ‘회로 차단 장치’를 종료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시스템은 항공사가 중국으로 데려오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승객 수 만큼 향후 1~2주 동안 중국으로 가는 특정 노선을 중지하는 정책이다.

소식통은 이 지시가 중국의 항공 산업 정상화 방안 3단계 계획 중 2단계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1단계는 항공편 수를 늘리는 것이다. 중국민간항공국(CAAC)은 이미 지난달 국제 여객기 운항편을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렸다. 2단계가 바로 ‘회로 차단 장치’ 폐지고, 3단계는 정상적인 항공 교통으로의 완전한 복귀를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중국 당국은 의무 격리 기간을 축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당국은 해외에서 입국하는 승객들의 격리기간을 5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이는 10일간의 격리에서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트위터. 트위터 캡처

 
중국이 제로 코로나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은 지난 1일 처음 나왔다.

이날 트위터에서는 “코로나 재개 위원회가 구성됐고, 이 위원회는 시진핑 주석의 심복인 왕후닝이 주임을 맡을 예정이며, 이 위원회는 그동안의 코로나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뒤 내년 3월 경제 재개를 목표로 구성됐다”는 트윗이 나돌았다.

이 같은 소식으로 이날 홍콩의 항셍지수는 5.23% 폭등했으며, 상하이종합지수는 2.62%, 선전지수도 3.21% 각각 급등했다.

이후 중국 외교부는 이를 공식 부인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어디서 이 같은 정보를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이것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시장은 제로 코로나 조기 종식 기대감에 반등하고 있다. 지난 4일 홍콩증시는 5% 이상 급등했고, 미국증시와 유럽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중국의 경제 재개에 따라 국제원유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으로 국제유가는 5% 이상 올랐다. 중국 위완화도 역외거래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