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중단’ 속 홀로 문 연 빵집…이태원 상인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애도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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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참사' 후 일주일이 흐른 지난 4일 밤, 참사가 할퀴고 간 상흔은 여전히 이태원 골목 곳곳에 남아있었다.
이태원 일대 상인들은 자발적으로 휴업에 들어가는 등 각자의 방법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이번 참사를 애도하고 있었다.
참사 후 이날 처음 가게를 찾았다는 상인 오모씨는 "멍한 상태로 일주일을 보냈다"며 "슬프고 막막한 마음이다. 다들 편한 곳에 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들은 애도의 마음을 전하면서도 참사 후 트라우마에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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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만 꿋꿋이 일상 이어나가보려 해”
“코로나19로 힘들었는데” 폐업 고민하는 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마음은 힘든데 그냥 살아가는 거죠”
‘핼러윈 참사’ 후 일주일이 흐른 지난 4일 밤, 참사가 할퀴고 간 상흔은 여전히 이태원 골목 곳곳에 남아있었다. 조용한 추모의 발걸음으로 붐비는 이태원역 1번 출구를 지나 들어간 이태원세계음식거리. 일주일 전만 해도 시끌벅적한 음악과 웃음소리가 가득하던 골목은 불이 모두 소등된 채 희생자를 추모하는 목탁소리만 간간이 울려퍼졌다.
가게 주인도 참사 현장에 들어가지 못해 미처 치우지 못한 불 꺼진 호박 등, 골목 어귀를 지날 때마다 덩그러니 놓여있는 조화 다발과 술 몇 잔만이 골목을 지키고 있었다.
이들은 애도의 마음을 전하면서도 참사 후 트라우마에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버티던 이들이지만, 이번 사고로 쉽게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고 한다. 불 꺼진 가게 내부를 청소 중이던 한 술집 주인은 “시민들이 들뜨는 마음으로 축제를 기다리듯 상인들 역시 핼러윈을 앞두고 상권이 다시 살아나기를 많이 기대하는 상황이었다”며 “지금 이 얘기를 하는 게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대목을 놓치고, 상권이 다시 죽었다는 생각에 폐업까지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며칠째 잠도 잘 못 자고 있다”고 말했다.
마음이 힘든 와중에도 고생하는 경찰과 소방대원 등을 위해 기꺼이 가게 문을 연 점주도 있었다. 휴점한 상점 사이로 홀로 불을 켜고 있는 한 프랜차이즈 빵집은 영업은 쉬지만 문은 열린 상태였다. 문에는 ‘소방관, 구급대원, 경찰분들께 커피 및 음료 제공’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이곳을 운영하는 오모씨는 “사고 당시 참사 현장의 소리가 매장까지 들렸다. 애도하는 마음으로 휴점 중이지만, 하루 종일 고생하는 경찰분 등을 위해 따뜻한 빵과 커피라도 대접하고 싶은 마음에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했다.
다만 오씨는 “무료 제공 소식이 알려진 후 안 좋게 생각하고 욕하는 분들이 계셔서 경찰분들께 괜히 죄송스러운 마음이 든다”며 “경찰분들도 이전에는 빵도 드시러 오시고 그랬는데 이제 안 오신다. 부담스러워하시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계속 지원을 할 예정이지만 조용히 애도하려 한다”며 “고생하는 경찰분들도 부담 없이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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