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원자재 애널리스트의 경고 "2차 원자재 가격 사이클 온다"
[편집자주] 올해 초 원자재 가격 급상승으로 전세계 증시가 충격을 먹었습니다.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넘쳐 났지만 한편에선 원자재 수퍼사이클을 기회삼아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원자재 시장의 흐름을 꼼꼼히 분석해 '원린이'들의 길라잡이가 돼 드리겠습니다.
"원자재 상승 사이클 또다시 온다."
이석진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4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풀 꺾인 원자재 가격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잡히지 않는다면 2차 원자재 폭등이 찾아올 수 있다고 봤다.
이 교수는 "성장성을 빌미로 금융시장의 곡소리에 굴복해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을 생각보다 빨리 종료하면 2차 원자재 상승 사이클이 올 수 있다"며 "현재 올초부터 진행된 1차 상승 사이클이 종료된 모습을 보이나 향후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다면 시차를 두고 또다시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970년대 오일쇼크도 2차례에 걸쳐 발생했고 지금 원자재 가격이 뜨거울 수 밖에 없는 건 인플레이션 때문"이라며 "공급망을 교란시키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도 원자재 가격 상승을 촉발시키는 부담 요소로 남아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1999년 삼성증권에 입사하며 금융투자업계에 발을 들였다. 그는 2006년부터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대체투자의 한 수단으로 원자재 시장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17년 동안 원자재 시장을 봐온 그는 '1세대 원자재 애널리스트'로 불린다.
현재는 유가가 배럴당 80~100달러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2년 전인 2020년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선 유가가 떨어지며 인플레이션이 해소되길 바라고 있는 눈치나 이 교수는 유가가 그때의 낮은 수준으로 되돌아가긴 힘들 것으로 봤다.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유가 수요가 갑작스럽게 줄 순 없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 유가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때 투기수요가 있어 유가가 올랐다 급락하는 현상이 있었으나 지금은 공급망 교란에 따른 실수요 증가로 유가가 상승했다"며 "인플레이션 시대의 유가 급락은 상상하기 어렵고 이제 시장은 고유가와 함께 간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원유는 원자재 중 가장 정치적인 자산"이라며 "OPEC(산유국협의체) 국가 중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배럴당 80달러가 유지돼야 국가 전체의 재정지출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으므로 중동 국가들이 대규모 증산 결정을 한다고 기대하고 유가 수준이 낮아질 것이라 섣불리 기대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개별적인 차이가 많지만 대규모 경작 시 원유, 천연가스 등이 항상 필요하므로 농산물 가격도 에너지 가격과 연동돼 상승할 수 있다"며 "특히 유가가 올라가면 자동차 원료로 넣는 바이오에탄올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해 원료로 쓰이는 옥수수 가격도 같이 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들어 농산물 가격이 안정을 찾긴 했으나 시장의 기대가 달라지면서 유가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고 인플레이션이 잡혀야만 원자재가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전쟁이 언제 끝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불안한 원자재 시장 동향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다는 전제하에 WTI 기준으로 유가는 60~80달러로 내려올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유가 수준을 정확히 예측하기란 어렵지만 전쟁이 끝나면 인플레이션을 촉발했던 유가가 내려갈 것"이라며 "올해 높은 변동성을 보여줬던 천연가스 가격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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