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광산 매몰사고 광부들 고립 221시간 '기적의 생환'
[앵커]
경북 봉화 아연 광산에 고립됐던 광부 두 명이, 매몰사고가 발생한 지 9일 만에 구조됐습니다.
두 사람 모두 구조대와 함께 걸어 나올 만큼 건강 상태도 양호했습니다.
사고부터 구조까지 정지훈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말 그대로 기적의 생환이었습니다.
60대 조장 박모씨와 50대 보조 작업자 박모씨, 두 사람 모두 구조대와 함께 걸어서 고립됐던 갱도를 빠져나왔습니다.
사고로 고립된 지 만 9일, 221시간 만입니다.
<현장음> 편하게 누워계시고, 저희 이제 응급실 왔으니까 진료 들어갈게요.
경북 봉화 아연 광산에서 매몰사고가 난 건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입니다.
제1 수직갱도 하단부 지하 46m 지점 폐갱도에서 900t이 넘는 벌흙이 아래로 쏟아져 내렸습니다.
지하 190m 갱도에서 작업 중이던 조장 박씨 등 두 명은 갱도에 갇혔습니다.
자력으로 구조를 시도하다 실패한 업체는 사고 발생 14시간이 지난 후에야 119에 신고했습니다.
늑장 신고에 가족에게도 사고를 알리지 않았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사고가 난 수직갱도는 앞서 지난 8월에도 붕괴 사고로 작업자 1명이 다치고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구조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업체와 구조 당국은 사고 지점과 연결된 다른 갱도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당초 최대 3일로 예상했지만, 암석과 돌로 막힌 갱도를 뚫는 데만 아흐레가 걸렸습니다.
고립 작업자들의 위치와 생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처음 지하 갱도에 구멍을 뚫는 과정에선 엉뚱한 곳을 뚫어 실패했습니다.
업체 측의 도면에만 의지해 실제 위치와 다른 곳에 구멍을 뚫어 사흘의 시간이 허비됐고 가족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습니다.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면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도 가족들은 힘든 시간을 버티며 생환을 기도했습니다.
<실종자 가족> "아버지가 경험이 많으시기 때문에 그 안에서 충분히 라이트가 살아 있을 때 돌아다니시면서 가장 안전한 위치를 찾으셨을 거라 생각해요."
사고 발생 10일째인 4일 오후 11시쯤.
폐갱도에서 버티며 구조를 기다리던 두 광부는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연합뉴스TV 정지훈입니다. (daegura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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