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표하는 랜드마크 되고 싶다"

김민훈 기자 2022. 11. 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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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크 류제학 대표이사 인터뷰
과감한 투자와 안목으로 입소문
SNS에 부산 가면 꼭 들러야 하는 곳
폐공장 개조…세계 최대 규모의 카페
영도를 관광 1번지로…진정한 영도맨

“영도가 부산 최고의 관광지가 될 겁니다.”

피아크에서 내려다 본 부산항. 최현진 기자


피아크 류제학 대표이사가 당찬 포부를 밝혔다. 피아크를 1년6개월 만에 부산을 대표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성장시킨 그의 말에는 힘이 실렸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피아크(영도구 동삼동 201의 6)는 지하 1층, 지상 6층 총면적 1만693㎡ 규모로 지어졌다. 입소문을 타며 발길이 이어져 지난달까지 80만 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SNS에 부산 가면 반드시 가야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 생일 프로젝트에는 수많은 외국인이 몰렸다. 이 행사로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우뚝 섰다. 이외에 ‘2030 세계박람회 외국인 서포터즈 발대식’과 ‘2022 한-아세안 청년 포럼’ 등 국제적인 행사가 이곳에서 열렸다. 또 ‘Platform Of Ark For Creators(창작자를 위한 공간)’ 뜻과 걸맞게 지역 창작자들의 다채로운 전시도 이뤄지고 있다.

피아크 내부. 최현진 기자


이런 대규모 행사가 가능한 것은 동시에 2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에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카페인 셈이다. 부산항과 감만부두, 영도 앞바다, 오륙도까지 보이는 말 그대로 부산 바다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입지도 유명세를 타게 한 원동력이다.

피아크의 성공에는 운도 따랐다. 30년 업력을 자랑하는 조선업체 제일SYC㈜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던 그가 2017년 공장 이전을 목적으로 땅을 매입하면서 시작됐다. 공장 이전에 필요했던 땅은 9000여㎡였으나, 매도자의 판매 조건은 2만5000여㎡의 땅을 모두 구매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당시 자금 여력이 있었던 데다 사업 확장도 고민하고 있었던 터라 고민 끝에 땅을 매입했다.

피아크의 가능성을 발견한 건 공장과 함께 건립한 사무동이 건립되면서다. 류 대표는 “지상에서 볼 수 없었던 탁 트인 부산항 절경을 사무동 옥상에서 확인했다. 상업 시설을 만들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5층이었던 사무동을 1층 더 높이고 루프탑도 만들어 카페를 오픈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주변 반응은 싸늘했다. 주변이 다 공장지대라 카페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그는 “시도해보지도 않고 안 된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며 카페 ‘비토닉’ 오픈을 밀어 붙였고,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비토닉은 현재 피아크 카페 엔 베이커리의 전신이다.

피아크 지민 인형. 최현진 기자


운이 좋다고 사업이 성공하는 건 아니다. 여기에 류 대표의 안목과 과감한 투자가 뒷받침이 됐다. 그는 “시장 조사를 해보니 공공에서 운영하는 공간은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민관에서 운영하는 대형 카페는 문화 공간이 부족하더라. 이 단점을 보완하는 최고의 편의시설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사비를 아끼기 위해 철골 구조 형태로 짓는 다른 대형 카페와 달리 500억 원을 투입해 건축 구조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부산항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곳엔 파노라마 창호를 설치하고 공간을 넓게 쓰기 위해 기둥을 줄이는 공법을 썼다.

핵심은 가든부가 있는 2층이다. 류 대표는 “보통 민간에선 핵심 장소에 수익 시설을 배치한다. 하지만 우리는 문화 공간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수익 시설을 4층으로 보내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그의 선택은 적중했다. 공공기관과 기업의 공간 임대 문의가 빗발쳤다. 지역 크레이터들을 위한 공간에도 신경을 썼다. 피아크 건물 곳곳에 다양한 사이즈의 공간을 마련하고, 사무동 2층도 전시장으로 꾸몄다. 취지가 좋은 전시나 행사는 임대료를 안 받거나 적게 받는 형태로 지원한다. 류 대표는 “우리 사업의 생명력은 문화에 있다. 지역 창작자 전시 지원 등이 필요한 이유다”고 말했다.

피아크에 제조업 DNA도 심고 있다. 건물 내 빵 공장을 만들고, 기존 로스팅 시설도 확충하고 있다. 거기에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바리스타와 로스팅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류 대표는 진정한 영도맨이다. 영도에서 태어나 한국해양대를 졸업한 뒤 아버지의 가업을 물려받았다. 이제 그는 피아크를 발전시켜 영도를 부산 관광의 중심지로 만들 목표를 가지고 있다. 류 대표는 “피아크 옆으로 부스트벨트 개발 용역이 진행 중이다.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차츰 갖춰지면 체류형 관광 도시가 완성될 것이다. 피아크는 좋은 전시와 공연으로 관광객의 볼거리를 꾸준히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해결 과제도 있다. 그는 “방문객이 차츰 늘어나면서 교통량도 늘어나고 있다. 뒤쪽으로 해양로를 정비해 교통량 분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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