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DB생명 남일 아니다…보험사 자금조달 진퇴양난
금융당국 "생보사 유동성 규제 한시적 완화" 긴급 진화
김지완 회장 돌연 사퇴…BNK금융 외부인사 후보군에
잇단 콜옵션 유예…생보사 유동성 비상
흥국생명에 이어 DB생명도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콜옵션)을 연기하면서 보험업계 전반의 유동성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두 보험사의 콜옵션 유예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예의 주시하며 업계 유동성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일부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주기로 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이 오는 9일 예정된 5억달러(한화 5570억원 수준)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은 데 이어, DB생명이 13일로 정해진 3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연기했다. ▷관련기사 : [인사이드 스토리]'콜옵션 포기' 흥국생명, 위험하다고요?(11월 4일)
최근 금리 급등으로 부담해야 할 이자부담이 커진 데다, 채권시장 침체가 동반되면서 채권 발행 자체가 어려워졌다. 금융당국이 보험사 등 금융사에 채권매도 자제를 부탁하면서 채권을 팔아 자금을 모으기도 힘든 상황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 한화, 교보 등 대형 생명보험사 3곳이 보험금 지급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두달간 충당해야할 자금이 6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적금 금리상승으로 저축성보험 해약이 늘면서 가입자들에게 해지환급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자금 확충 수단인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꽉 막힌 진퇴양난의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보험업계 일부에서는 "두 회사의 콜옵션 유예는 생명과도 같은 신뢰를 저버릴 만큼 생보업계의 자금난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금융당국은 보험사에 유동성 관련 규제 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생명보험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연말까지 보험사 경영실태평가(RAAS)에서 유동성 지표 평가등급을 한단계씩 올려주기로 했다. 평가등급이 2등급이면 1등급으로, 5등급이면 4등급으로 상향조정해 보험사의 유동성 확보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얘기다.
여기에 유동성 자산의 인정범위를 확대해주기로 했다. 현행 만기 3개월 이하 자산을 유동자산으로 보고 있지만 한시적으로 활성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만기 3개월 이상 채권 등 즉시 현금화 가능한 자산까지 유동자산으로 인정해준다는 방침이다.
김지완 BNK금융 회장 돌연 사퇴, 그 후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임기를 5개월 남기고 물러난다. 2017년 취임한 김 회장은 한 차례 연임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아들이 다니던 회사에 BNK금융 계열사를 동원해 부당 지원했다는 의혹이 정치권에서 나와 사퇴압박을 받아온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사실관계 파악 등 검사에 돌입하면서 사퇴 결심을 내린 것으로 추측된다.
BNK금융은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외부자문기관의 추천을 받아 외부 인사를 회장 후보에 올릴 수 있다는 내용으로 '최고경영자 후보자 추천 및 경영승계 절차' 규정을 일부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최고경영자 경영 승계 규정에 따르면 차기 회장은 지주 사내이사, 지주 업무집행책임자(사장 이상), 자회사 대표 중에서만 선임할 수 있다. 다만 예외 조항으로 '대표이사 회장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그룹 평판 리스크를 악화시키는 경우 외부 인사와 퇴임 임원 등도 제한적으로 허용한다'고 돼 있는데 이 부분을 삭제해 내부·외부 인사를 동등하게 회장 후보로 고려키로 한 것이다.
여기엔 금감원의 권고가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외부 인사를 제한하는 경영 승계 규정이 폐쇄적이라는 당국의 지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차기 회장 후보로는 내부 인사와 외부 인사를 합쳐 7∼8명이 자천 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일부에서는 이사회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내부 승계 원칙을 무시하고 '낙하산 인사'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쓴소리다.
허창언 새 보험개발원장
허창언 전 금융보안원장이 제13대 보험개발원장으로 선임됐다. 오는 7일 취임할 예정이며 임기는 3년이다. 보험개발원은 보험요율산출, 보험상품개발, 통계자료 수집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허 신임 원장은 1987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뒤 1999년 금감원으로 자리를 옮겨 △보험감독국 인허가팀장 △보험총괄팀장 △특수보험팀장 △보험감독국장 △보험담당 부원장보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5년 금융보안원 제2대 원장을 지낸 후 지난해까지 신한은행 상임감사위원으로 재직했다.
허 원장은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대학시절부터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보험개발원은 사단법인이지만 보험업법에 따라 금융위원회가 관리·감독하는 만큼, 윤 대통령과의 친분과 금융당국의 영향이 허 원장의 선임에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보험업계의 시각이다.
3분기 카드 승인액 15%↑…보복소비 덕분
경기침체 우려에도 카드 승인금액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다. 여신금융협회가 내놓은 '2022년 3분기 카드승인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전체 카드승인금액은 285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카드승인건수 역시 67억7000만건으로 11.6% 늘었다. 카드승인금액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부터 두 자릿수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 3분기 증가율 상승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숙박·음식점업을 중심으로 이른바 보복소비가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숙박 및 음식점업의 카드승인금액은 37조8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2%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분기보다 15.9% 증가했다. 운수업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7.9% 증가했다.
국내외 출입국 규제 완화에 따른 입·출국 여행객 증가 등도 카드승인 실적에 힘을 보탰다. 항공사·여행사 등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의 카드승인금액은 작년 동기 대비 39.4% 증가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여행·이동이 증가한 가운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작년 3분기 중 항공기 등 교통수단 이용이 저조했던 점이 기저효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시경제 불확실성 증대 및 물가 상승으로 소비심리는 악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농협금융, 2023년 금융시장 전망 토론회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농협금융 전 계열사 임원과 부서장 등을 불러모아 "내년 시장변화에 적시 대응할 수 있도록 전 계열사가 철저히 대비하라"고 주문했다. 농협금융이 최근 개최한 '2023년 사업추진을 위한 금융시장 전망 토론회'에서다.
이번 토론회는 내년도 금융시장 전망에 대한 농협금융 내부 조직과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공유하고, 참석자 전원이 토론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글로벌 통화긴축 가속화, 물가상승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내년 경제성장률, 기준(시장)금리, 환율, 주가 등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공유했다고 농협금융은 설명했다.
손 회장은 "이번 토론회가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함으로써 금융시장을 내다보는 우리의 통찰력을 높이고, 사전적 대응태세를 갖추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 전세대출 누적 취급액 1조원 돌파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전세대출 출시 1년여 만에 누적 취급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9월 전세대출과 청년전세대출을 출시한 바 있다. 전세대출 고객층을 분석한 결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가 전체 고객층 중 78%에 달했다. 특히 30대가 53%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가구 형태로 보면 1인가구가 42%를 차지해 젊은층의 실거주 수요를 적중한 것으로 풀이됐다.
최근 보증부월세(반전세)가 늘어나는 추세도 확인됐다. 올해 6월까지 일반전세대출 상품 중 보증부월세가 차지하는 비율이 평균 12%에 그쳤던 것에 반해 7월부터 20%대로 올라섰다. 월세 수요자가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실거주자들의 이자 부담 경감을 위해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하해왔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금융상품한눈에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케이뱅크 전세대출의 최저금리는 연 3.61%로 전 은행권 중에서 가장 낮았다. 지난 3일 기준으로도 케이뱅크 일반 전세대출 금리는 연 3.80%~연 5.26%, 청년전세대출 금리는 연 3.63%~연 4.11%로 업계 최저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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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kh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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