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核인질 위협, 언제까지 공포에 시달려야 하나 [핫이슈]
4차 중동전쟁 위기 때 미국 지원도 핵무장 덕분
한미, 김정은에 “핵무기 사용시 정권 종말” 경고
핵우산 공동훈련으로 무모한 北핵도발 봉쇄 어려워
안보는 지도자 결단, 국론, 자위수단 뒷받침돼야
‘공포의 균형’이 北무력 저지하고 한반도 위기 해소
◆ 핫이슈 ◆
두 지도자는 1948년5월 이스라엘 독립 후 주변 아랍국가들이 노골적인 침공 야욕을 드러내자, 군비 증강에 박차를 가했다.특히 당시 4백만명의 인구로 거대한 아랍권에 대항해 영토와 국민을 지키려면 핵무기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이를 위해 과학자 출신인 바이츠만은 과학연구소를 설립해 인재양성에 나섰고 벤구리온은 총리 겸 국방장관으로 8년간 재임하면서 핵무기 개발의 기반을 닦았다.이스라엘이 핵무기 개발에 나선 결정적 계기는 1956년 이집트와의 수에즈 운하 분쟁이었다.‘수에즈 위기’는 이집트 나세르 대통령이 영국과 프랑스가 지분을 갖고 있던 수에즈운하의 국유화를 선언하며 이스라엘 선박의 운하 통과 등을 봉쇄하자, 이스라엘이 영국 프랑스와 함께 이집트를 공습하고 운하를 점령한 사건이다.
하지만 믿었던 미국이 유럽에 대한 원유공급 중단 등을 내세워 이스라엘·영국· 프랑스 3국의 운하 점령을 반대하고, 소련마저 핵공격 위협에 나서면서 3국의 연합작전은 실패로 끝났다.
당시 소련은 벤구리온 총리에게 “이스라엘의 행동은 국가로서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고 협박까지 했다.
이에 놀란 벤구리온은 러시아 핵공격에 대한 최소한의 억지력을 갖기 위해 네게브사막에 위치한 디모나에 핵시설을 짓기 시작했고 1962년 전후 완공했다.
디모나 원자로는 미국 U-2 정찰기에 발각됐지만 이스라엘은 섬유공장이라고 우겨 겨우 위기를 넘겼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두 지도자의 단호한 결단이 없었더라면 이스라엘은 국가 안보의 기틀을 다지지 못하고 아마도 오늘날 아랍국들의 먹잇감이 됐을 것이다. (안준호 ‘핵무기와 국제정치’, 이창위 ‘북핵 앞에 선 우리의 선택’)
한미 양국이 3일 열린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북핵 위협에 대응해 미국의 전략자산을 ‘적시적이고 조율된 방식’으로 한반도에 전개하기로 합의했다. 대북 억제력 강화를 위해 ‘한국형 확장억제’를 구체화한 셈이다.
미국의 핵우산을 더욱 넓고 튼튼하게 만들어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으로 북한의 핵 사용을 철저히 분쇄하고 한국내 불안감도 덜어주겠다는 의도다.
양국은 또 김정은을 향해 “비전략핵(전술핵)을 포함한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용납할 수 없다”며 “이는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양국이 SCM 성명에서 북한의 레짐 체인지(정권교체)를 공식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한미가 이처럼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은 북한의 무력도발과 위협이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달 28일 이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최소 33발의 미사일을 발사했고 남한을 향해 포 사격도 서슴치 않고 있다.
오는 8일 미국 중간선거를 전후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도 크다.
더구나 북한이 한미공중연합훈련 와중에 ICBM 도발에 나선 것은 남한은 물론 미국까지 동시에 핵으로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나 다름없다.
여기에는 자신들이 대남 공격을 시도할 경우 미국이 자국의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전개해 대한민국을 지켜주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처럼 한미가 핵우산을 아무리 촘촘히 짜도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전략핵무기를 완성한다면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
결국 한미 양국의 이번 합의는 김정은의 핵인질 위협을 막는데 충분한 대응으로 보기 어렵다.
북한의 무력도발과 위협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려면 그에 걸맞는 안보자강 역량과 군사력이 필요하다.
김정은의 무모한 핵도발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방법은 남북간 핵 균형을 이루는 것 밖에 없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침략을 막을 수 있는 물리적 보호장치가 없다면 어떤 질서도 안전할 수 없다”고 했다.
이스라엘이 1973년10월 유대인 명절인 ‘욤 키푸르’(속죄의 날)에 이집트와 시리아로부터 동시에 공격을 받고 국가 존망의 고비에 처했을 때, 미국이 막판 군사 지원에 나선 것도 결국 이스라엘의 핵무장 덕분이었다.
이스라엘이 주변 아랍국들과의 전쟁에서 패배할 경우 자체 보유한 핵무기를 동원해 전 세계와 자멸한다는 ‘삼손옵션’(Samson Option) 전략 실행을 두려워한 것이다.
이처럼 국가의 생존과 안보는 지도자의 단호한 결단과 국론 결집, 그리고 최상의 자위 수단 확보가 함께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
이제라도 정부가 미국 조야를 상대로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한 최상 수단이 핵균형이라는 점을 설득시켜 국민들이 하루빨리 김정은의 핵인질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야 한다.
‘공포의 균형’만이 절체절명의 위기로 치닫고 있는 한반도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박정철 논설위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4분기 적자 낼듯” 목표가 하향에도...SK하이닉스 주가 반등 이유는 - 매일경제
- [속보] 정진상 구속심문 출석…“군사정권보다 더한 검찰정권” - 매일경제
- 900억 손실에도 비트코인 매일 사겠다는 이 나라 대통령 - 매일경제
- 저건 하트가 아니라 욕인데…日 우익 정치인의 ‘틀린 그림 찾기’ - 매일경제
- 정일우, 포르쉐 물피도주 당해…“남의 차를 왜 긁고 가”
- 출소 황하나 “마약 2년째 끊어...중독환자 돕고파” - 매일경제
- “서울대 경영 288점...SKY 예상 합격선 1~3점 올라” - 매일경제
- 엔론 청산인 FTX 문건 보더니...“전례없는 파국” - 매일경제
- ‘이경규 딸’ 이예림, 반전 글래머 몸매 뽐내며 하와이 만끽중 [똑똑SNS] - MK스포츠
- 강민아, 숨겨둔 글래머 몸매 과시 [똑똑SNS]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