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온 통일' 남북한 주민 어울림 마당

이상현 2022. 11. 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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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우리나라에 정착한 탈북민이 어느새 3만 4천여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사회 곳곳에서 당당한 구성원으로 활약하고 있죠?

◀ 차미연 앵커 ▶

'먼저 온 통일'이라고도 불리는 이들 탈북민과 남한 주민들이 서로 이해하고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자리가 펼쳐졌는데요.

그 현장을 이상현 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 리포트 ▶

고양시 일산 한복판에 자리잡은 널찍한 광장.

[이상현 기자/ 통일전망대] "이곳 일산문화광장이 보시는 것처럼 커다란 행사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어떤 모습인지 함께 둘러보시죠."

우선 무대에선 북한 배우 출신들로 구성됐다는 탈북예술단의 공연이 한창이었습니다.

"북녘 땅에서 일산까지는 지척이면서도 헤어져 살아온 분단의 70여년 때문에 너무나 먼 곳으로 느껴졌던 이곳 남녘 땅이었습니다."

[백영숙/임진강예술단 단장] "북한의 현실을 대한민국에 와서 문화예술로 알림으로써 통일의 지름길을 우리가 먼저 개척해나갈 수 있다 이런 자신감을 가지고 지금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슬아슬한 전통의 줄타기 공연은 남북 출신 주민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어머니 뭐라고요?" "깜짝 놀랐어!"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여보게~ 말을 하고 떨어져야지~"

무대 양쪽으론 다양한 탈북민들을 만날 수 있는 여러 부스들이 마련돼 있었는데요.

[정인성/남북하나재단 이사장]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조금만 이웃을 돌아보면 우리 북한이탈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이 분들에 대해서 편견이나 차별적인 의식을 갖지 마시고 우리 똑같이 같이 사는 이웃이라는 따뜻한 마음으로 그렇게 바라봐주시길 바라면서 이렇게 오늘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특히 두부밥과 만두밥, 펑펑이떡, 감자녹말해물전같은 북한의 여러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공간들이 가장 인기였습니다.

"녹말로 하는건데 오징어를 넣고 청양고추 넣고 파 넣고" "드셔보세요" "여기 없어요, 저희밖에 없어요. 드셔보세요." "오, 맛있네요" "맛있죠?"

북한에서의 경험을 남한에서 생업으로 연결시켜 성공한 탈북민들도 만날 수 있었는데요.

고향의 명태 맛을 다시 한번 느끼기 위해 아예 덕장을 차리기도 했고요.

[김도정/명태 덕장 대표] "고향이 함경북도 경성이에요. 명태가 제일 많이 잡히는 고장인데, 한국에 와가지고 제일 처음 우리가 고향도 그립지만 고향음식이 제일 많이 그리운데 그 음식을 찾아서 강원도에 가서 사먹고 했는데 제가 어릴 적에 먹었던 것하고 조금 다르더라고요."

어릴적 엄마로부터 보고 들은 기억을 통해 북한 술을 빚어 남한의 특허까지 받아냈습니다.

[김성희/북한 술 제조업체 대표] "아마 탈북민들 속에서 농태기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수 있는 그 정도죠. 왜냐하면 북녘에선 곡식이 흔하지 않으니까 술을 빚어서 먹는걸 많이 단속도 하고 또 공장들에서 술을 빚어서 팔 수 있는 그런 여력이 안되니까, 대신 일은 힘들잖아요. 그러니까 이 술들은 매 집집에서 엄마들이 아빠들을 위해서 빚은 밀주나 같은거죠."

이러한 탈북민들의 성공적인 정착 스토리는 지난 20여년간 남북하나재단 발간지를 통해 꾸준히 전해졌고, 그 발간지 '동포사랑'은 최근 100호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박선희/'동포사랑' 취재기자] "'동포사랑'을 통해서 탈북민들의 일상을 통해서 탈북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변화가 되니까 기자로서 너무 뿌듯하고 좀더 잘 써야되겠다 더 많은 탈북민을 발굴해야되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남북한 출신 주민들이 함께 뭔가를 풀어나가는 자리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통일 2행시와 퀴즈.

"북한 주민들은 집을 개인적으로 소유할 수 있다. O일까요? X일까요?" "없다!" "오, 어떻게 아셨을까?" "공산국가니까"

아이와 함께 북한 말의 뜻을 맞춰보기도 합니다.

"이건 뭐에요? 미안막" "미안막? 화장품인가?" "화장품은 맞아요" "선크림! 아닌가?" "마스크팩!" "마스크팩! 아, 맞다 맞다"

[임민우/경기도 파주] "저희가 평소에 통일에 대해서 무심했는데 돌아보면서 통일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할 수 있게 돼서 그게 좋았어요."

이같은 화합 한마당에 통일 대한민국의 미래, 남북 출신의 청년들도 빠질 수는 없겠죠?

[배태환/탈북대학생연합동아리 학생] "이런 남북한 관련된 활동들을 알리고 소개하고 저희들도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정말 뜻깊은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신예진/경기도 일산] "체험하다 보면서 강원도가 북한에도 똑같은 지명이 있는 것도 있고, 체험도 여러개 있고 제가 모르는걸 알게 될 수 있는 기회가 되게 많아서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특히 탈북민들은 주변의 취약계층에게 전달할 방한용품을 함께 준비하며 뜻깊은 시간도 가졌습니다.

[최복화/한마음회(북한이주주민협의회) 회장] "북한이탈주민들이 여기 한국에 와서 많은 혜택을 받았지 않았습니까? 이제는 서비스를 받기만 하지 말고 우리도 좀 좋은 일 하면서 사회에 환원한다는 입장에서 그런 마음이 모인 사람들끼리 단체를 하나 만들어서 봉사활동을 좀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남북 출신 주민들이 모처럼 함께했던 한마당.

[정인성/남북하나재단 이사장] "이 분들이 앞으로 남북통일이 됐을때 남북 문화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마중물들이 되실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큰 바람이 있습니다."

그 한마당에선 온종일 서로를 향한 응원과 웃음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통일전망대 이상현입니다.

이상현 기자(sho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23985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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