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믹스 먹으며 버틴 광부들, 尹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김주영 2022. 11. 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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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사고로 고립됐다가 221시간만인 4일 오후 11시3분에 '기적의 생환'을 한 광부 2명은 커피믹스를 밥처럼 먹으며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광부 2명 생환 소식이 알려진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참으로 기적 같은 일"이라며 "봉화의 아연 광산에 고립돼 있던 광부 두 분이 무사히 구조됐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무사히 돌아오신 두 분께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가슴이 뭉클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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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광산 매몰 221시간 만에 ‘기적의 생환’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사고로 고립됐다가 221시간만인 4일 오후 11시3분에 ‘기적의 생환’을 한 광부 2명은 커피믹스를 밥처럼 먹으며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 모두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두 광부를 향해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라고 했고, 구조당국 관계자들에게도 거듭 사의를 표했다.

5일 오전 경북 안동병원에서 봉화 아연 광산 매몰 사고로 고립됐다 무사 생환한 한 광부가 가족과 재회해 부둥켜안고 있다. 해당 사고로 고립된 광부 2명은 전날 오후 11시쯤 갱도 밖으로 걸어서 나왔다. 봉화=뉴스1
구조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3분 선산부(작업반장) 박모(62)씨와 후산부(보조작업자) 박모(56)씨가 갱도 밖으로 걸어서 나왔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발견 당시 두 사람은 폐갱도 내에서 바람을 막기 위해 주위에 비닐을 치고, 모닥불을 피워 추위를 견뎌낼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119 소방당국은 구조된 두 광부를 안동병원으로 이송했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이들을 치료 중인 안동병원 응급실 앞에서 5일 0시25분쯤 기자들과 만나 “고립자들은 가지고 있던 커피믹스를 밥처럼 드셨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커피믹스가 떨어졌을 때는 (위에서) 떨어지는 물을 드시면서 버텼다고 했다”며 “저희하고 대화를 나누실 만큼 건강 상태는 괜찮았다”고 전했다.

이어 “(고립자들은 갱도) 안에 계실 때 (구조를 위해) 발파하는 소리도 다 들렸다고 하셨다”며 “이런 작업 소리가 나면 희망을 갖고, 또 안 들리면 실망을 하기도 했지만 두 분이 의지하면서 기다렸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립자들이) ‘이렇게 구조하시는데 애써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도 하셨다”며 “가족분들도 누구누구 오셨다고 하니 굉장히 기뻐하시고 한편으로는 미안해하시는 것 같았다”고 했다.

작업반장 박씨의 아들(42)은 언론에 “아버지가 너무도 건강하게, 두 발로 걸어서 갱도 밖으로 나왔다”며 “정말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보조작업자 박씨의 조카(32)도 “너무 놀래서 믿겨지지 않는다”며 “오늘 밤에 너무 기적적으로 구출될 줄은 몰랐다. 삼촌이 너무 보고 싶다. 건강 상태가 괜찮아서 너무 다행”이라고 했다.

안동병원 응급의학과 나현 과장은 이날 이들에 대한 1차 검사 후 브리핑을 열어 “구조된 두 분 모두 열흘 정도 못 드시고 굶으신 것에 비하면 상태가 양호하고 생체징후도 안정적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경미하게 혈액 검사 수치가 오른 상태지만 수액 치료를 하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며 “당장 수술을 하거나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고, 지금 상태로는 중환자실로 가실 필요도 없어 보인다”고 부연했다.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 매몰 사고 열흘째인 4일 오후 11시쯤 고립됐던 작업자 2명이 기적적으로 무사 생환했다고 구조당국이 밝혔다. 사진은 이날 생환한 광부들이 갱도 밖으로 나오고 있는 모습. 소방청 제공
봉화 광산 매몰사고는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봉화군 재산면 아연 채굴광산제1 수직갱도에서 펄(토사) 약 900t(업체 측 추산)이 수직 아래로 쏟아지며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반장 박씨와 보조작업자 박씨가 제1 수갱 지하 190m 지점에서 고립됐다. 업체는 사고 발생 14시간 만에 119에 신고하고, 고립된 작업자 가족에게 뒤늦게 통보해 비난을 받았다. 해당 업체는 지난 8월에도 동일한 수갱 다른 지점에서 붕괴 사고로 사상자 2명을 낸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광부 2명 생환 소식이 알려진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참으로 기적 같은 일”이라며 “봉화의 아연 광산에 고립돼 있던 광부 두 분이 무사히 구조됐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무사히 돌아오신 두 분께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가슴이 뭉클하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며칠 동안 밤낮 없이 최선을 다한 소방청 구조대, 광산 구조대 여러분, 너무나 수고하셨다”며 “현지에 파견돼 구조작업에 매진해준 시추대대 군 장병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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