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北 도발 어디까지…일촉즉발 한반도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남북의 창>입니다.
이태원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겼는데 북한은 동시다발적인 무력 도발을 이어갔습니다.
분단 뒤 처음으로 해상 북방한계선 NLL 남쪽에 탄도미사일을 쐈고,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도 발사했습니다.
우리 군의 대응도 강경해졌습니다.
초긴장 상태 속 우리의 안보 상황을 하나하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부터,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10, 10, 25, 그리고 100...
북한이 2일 단 하루 새, 10시간 동안, 10곳에서 25발 가량의 미사일을 동.서해로 발사했습니다.
그리고 100여 발, 동해상 NLL북방 해상 완충구역내로 포사격도 실시했습니다.
우리 군은 NLL 북쪽 공해상에 미사일 3발을 정밀 사격하며 대응했는데, 이튿날 북한은 화성 17형으로 추정되는 신형 ICBM까지 발사했습니다.
정상비행은 실패했다는 분석이지만 한반도는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초긴장 상황에 놓였습니다.
관련 내용, <이슈 앤 한반도>에서 집중 분석합니다.
[리포트]
2일 오전 8시 51분쯤, 북한이 강원도 원산에서 동해상으로 SRBM, 단거리탄도미사일 세 발을 발사했습니다.
이 가운데 한 발은, NLL 이남 26km, 속초에서 57km, 울릉도 167km, 기준선에서 22km인 영해에서 상당히 근접한 곳에 떨어졌습니다.
분단 이후, 우리 영토를 겨냥한 전례 없는 미사일 도발입니다.
울릉도엔 공습경보가 발령됐고 주민들은 긴급히 대피했습니다.
["(유사시) 큰 건물로 대피하시길 바라며 행정의 지시에 따라주시길 바랍니다."]
NLL 남쪽에 떨어진 SRBM은 190km 정도 비행했습니다.
울릉도를 정조준하고 1분 정도만 더 날아갔다면 직접 타격도 가능했다는 얘깁니다.
[남성욱/고려대학교 통일외교학부 교수 : "북한 입장에서는 그동안 주로 북한의 바다 쪽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번에는 울릉도 서북쪽 속초 동쪽에 미사일 낙탄이 떨어지게 함으로써 남측의 직접적인 위협을 가했다라는 측면에서 매우 심각한 일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고도는 20km 안팎으로 낮았는데, 우리의 요격망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군 당국은 분석합니다.
같은 날, 고성군 일대에선 NLL 북방 해상 완충구역 내로 100여 발의 포 사격을 실시했고, 원산, 피현군 등지에서 25발 가량의 미사일을 쏘는 등 10시간 가까이 도발을 이어갔습니다.
우리 군도 즉각 대응에 나서, 공군의 F-15K, KF-16이 출격해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슬램 ER 두 발, 스파이스 2000 한 발을 발사했습니다.
비례의 원칙에 따라 북한이 쏜 미사일 탄착 지점과 비슷한 NLL이북 공해상 지점에 쐈습니다.
합참은 비상경계태세를 격상시켰고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전체 회의를 긴급 소집했습니다.
이태원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긴 시기,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북한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김성한/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11월 2일 : "특히 이번에는 우리의 국가 애도 기간 중에 자행했다는 점에서 매우 개탄스럽게 생각합니다."]
바로 다음 날인 3일 오전 7시 40분 쯤, 북한은 또 탄도미사일을 쏘아올렸습니다.
이 가운데 한 발은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비행거리는 76km, 고도 1920km 정도, 속도는 마하 15로 탐지됐습니다.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인 ICBM, 화성 17형으로 우리 군은 추정했는데, 추진체와 탄두부까지 단 분리가 이뤄졌지만, 정상 비행에는 실패했다는 평갑니다.
ICBM을 발사한 건 올해 들어 7번째로, 3월에 이어 또 화성-17형 발사는 실패했습니다.
정상적으로 비행했다면 일본 열도 상공을 넘겼을 수도 있었던 상황.
[기시다 후미오/日 총리/11월 3일 : "방금 국가안정보장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 중 한 발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다시 정보 수집과 분석을 지시했습니다."]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는 4일까지였던 연합공중훈련을 5일까지 연장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의 박정천 부위원장은 3일 밤 담화를 통해, 한미는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이 담화 직후 북한은 황해북도 곡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또 쐈고, NLL, 북방 해상완충구역으로 80여 발의 포 사격도 감행했습니다.
4일 낮엔 북한 군용기들이 전술조치선 이북의 내륙과 동, 서해 상에서 시위 비행을 하고 공대지 사격까지 이어갔습니다.
한미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에 구형까지 포함한 전투기들로 맞불을 놓은 건데, 한미의 훈련 연장에 반발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공군은 스텔스 전투기 F-35A 등 80여 대를 긴급 출격시켰고 후속지원 전력과 방공 전력을 통해 대응에 나섰습니다.
북한의 최근 도발은 한미연합훈련과 중국의 당대회, 우리의 이태원 참사 애도기간 등에 대한 고려 없이, 공격적이고 과감한 모양새입니다.
강 대 강으로 치닫는 북한과 한미의 대결 구도에 군사 충돌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수위를 대폭 끌어올리고 있는 북한의 노림수는 무엇일까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미국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B가 군산 기지에 처음 모습을 드러냅니다.
5년 만에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 한미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
F-35B 외에도 FA-18, F-35A, KF-16 등 항공 전력 240여 대가 출동했습니다.
[최윤석/공군 서울공보팀장/11월 1일 : "한미 연합 공군의 전략적 전술적 역량을 강화하고 강력한 연합방위태세를 확립하기 위해 훈련 규모를 확대하고..."]
북한은 바로 이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도발 명분으로 내세웁니다.
외무성 대변인과 박정천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담화를 통해 ‘미국의 핵 전쟁 각본’, ‘북한을 겨냥한 도발적 훈련’이라며 맹비난 했습니다.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이것은 억지방어훈련입니다 북한의 도발을 사전에 억제한다는 측면에서 방어적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런 훈련을 두고 북한을 공격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고 이 공격을 명분으로 삼아 다시 미사일을 발사하는 악순환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엔 군사 도발 때마다 한미 훈련을 핑계로 삼았습니다.9월 말 미국 항모 강습단이 동해에 진입해 연합훈련을 하자, 보름간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저수지에서의 SLBM,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등을 발사했습니다.
지난달 우리 호국훈련 기간엔 수백 발의 포사격을 하며 9.19 군사합의를 9차례 위반했습니다.
과거엔 한미연합훈련을 하거나 미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진입하면 위축되곤 했던 북한이, 공세적으로 바뀐 겁니다.
박정천 부위원장은 한미가 무력 사용을 기도하면 북한의 특수한 수단이 전략적 사명을 실행할 거라며, 전술핵 사용을 위협했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한은) 핵보유국가로서 더 높은 강도의 더 높은 위협 수준을 보여줌으로 인해서 자신들의 의지와 행동을 보여주겠다, 이런 메시지를 지금 담고 있다고 볼 수가 있는 거죠."]
또 다른 도발 의도는, 한미연합훈련을 맞대응 명분 삼아 핵무력 고도화 작업을 추진하는 데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한반도 긴장을 지속적으로 고조시키고 7차 핵실험으로 방점을 찍은 뒤, 사실상 핵보유국으로서 미국과 담판에 나서려는 것이란 평갑니다.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면 국제사회 특히 미국이 자신들을 쳐다볼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전술핵을 앞세워서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등을 해제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자신들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핵군축협상을 전개하는 것이 이번 도발의 최종 목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모든 적대 행위를 금지한 9·19 남북 군사합의가 결국 파기될 것이란 우려도 큽니다.
우리 군은 '비례성 원칙'에 따라 NLL 북쪽으로 미사일을 쐈는데, 자위권 차원의 대응 조치라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우리로선 어쩔 수 없는 대응이지만, 9·19 군사합의가 무력화되고 있는 만큼 상황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 "북한의 의도가 9.19군사합의를 흔드는 거잖아요. 그럼 막 흔들고 있는데 우리 정부에서 그래 9.19 군사합의 파기 할게 이러면 북한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 아닙니까. 우리가 먼저 파기를 선언하는 건 한편으로 북한의 강경파들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고 그 후과로부터 북한보다 우리가 더 큰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북한이 동해 NLL 남쪽으로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데 대해 미국은 무모한 결정이라고 규탄했습니다.
다만, 이 도발이 미 병력이나 동맹에 즉각적인 위협은 되지 않는다며 비교적 담담한 입장을 냈었는데요.
하지만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에 대해선 강경한 자세를 보였습니다.
또 한미는 SCM, 안보협의회의를 통해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분단 뒤 처음으로 북한이 우리를 겨냥한 미사일 등을 대거 발사한 뒤, 한반도를 작전구역으로 두고 있는 미군 인도·태평양 사령부는 성명을 내놨습니다.
북한의 행동은 무모하다며 역내 위험성을 부각시킨다고 비판했습니다.
다만 미국 국민이나 영토, 동맹에 즉각적인 위협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이 울릉도에 공습경보를 발령하고, 대통령 주재로 긴급 NSC를 소집하는 등 긴급하게 대응했던 것과는 온도 차가 느껴집니다.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 "북한의 미사일 발사 특히 NLL 이남으로 떨어지고 이런 것들은 위협적인 게 분명합니다. 위협적이지만 군사적인 어떤 행동을 통해서 좀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이런 상황인데 북한의 위협을 즉각적이라고 한다면 모종의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하는 강박관념이 가지게 되고 그것도 위기관리가 더 어려워지는 겁니다."]
하지만 북한이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을 발사하자, 미국의 입장은 한층 단호해졌습니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북한의 ICBM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잇달아 냈습니다.
한미연합공중훈련 연장도 북한의 ICBM 발사 이후 결정됐습니다.
미 국방부에서 열린 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 SCM의 초점은 대북 억제력 강화에 맞춰졌습니다.
먼저 상시배치에 준하는 수준으로 미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고, 정보공유와 위기 협의 등 공조를 강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또 확장억제 수단 연습을 매년 정례화하고, 내년엔 대규모 연합야외기동훈련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美 국방장관 : "새로운 전략 자산이 영구적으로 배치되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전략자산이 정기적으로 오가는 것을 보게 될 겁니다."]
하지만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엔 선을 그었습니다.
한미는 공동 성명에서 재차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습니다.
[이종섭/국방부 장관 : "만약 북한이 핵을 사용한다면 동맹의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에 의해 김정은 정권은 종말을 맞게 될 것임을 확인하였습니다."]
‘북한 핵 사용 시 정권 종말’은 최근 미 국방부가 공개한 핵태세보고서에도 포함됐던 내용인데, 북한이 매우 민감하게 생각하는 표현이어서 추가 반발이 예상됩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뒤 김정은 위원장 결단만 기다리고 있다는 판단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8일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가 코앞인데다, 올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의 향후 행보는 어떨지 짚어보겠습니다.
북한이 가진 최후의 전략적 수단이라는 핵실험, 관심은 언제 감행하느냐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결심만 남았다고 한미는 거듭 강조하고 있는데, 북한의 행동을 역으로 억제하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입니다.
시진핑 3기 체제 안정을 위해 중국이 북한에 7차 핵실험 자제를 요청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 "북한이 대외관계를 중국과 러시아로 중심으로 가져가는데 미사일 시험발사와는 또 핵실험은 좀 다릅니다. 북한이 느낄 때 군사적인 필요가 예를 들면 특히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 이런 어떤 판단의 지점들이 중요한 것이죠."]
7차 핵실험을 해도 미국 중간선거에 별 영향을 주기 쉽지 않은 만큼, 북한으로선 내년 이후를 겨냥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지금 도발을 한다고 해서 바이든 정부가 자신들에게 손을 내밀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고 크리스마스전에 7차 핵실험을 할 것인지 아니면 새해를 맞아서 과거의 1월 6일 했던 방식으로 새해 충격을 주는 방식으로 7차 핵실험을 전개할 것인지 북한 입장에서 고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로선 핵실험 못잖게 우려되는 건 국지적인 충돌과 그에 따른 확전 가능성입니다.
특히 서해 NLL 주변의 군사적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아마 서해 쪽에서 새로운 국지적 도발이 있을 것으로 보고요. 연평도 포격은 저희가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서해 5도 상에 대한 기습공격이 라든가 또 미사일 발사 NLL무력화시도 등이 이루어질 것이고요."]
지금 한반도는, 2017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핵단추 설전을 벌이며 대결 국면으로 치닫던 상황과 유사하지만, 현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문제에 집중하기 어렵고, 대화와 협상은 예상도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미국의 적극적인 관여를 이끌어낼 방법은 없을까?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 "대북지원을 통해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겠다? 다 지난 얘기입니다. 대북제재를 통해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겠다? 다 지난 얘기입니다. 다 안 먹혀 들어갑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게 무엇이냐. 일시적으로라도 연합훈련 유예를 우리 내부적으로 결정하고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서 그걸 가지고 한 번 새로운 시작을 도모해보자.. 이런 얘기도 없는 상태에서 미국한테 가서 무슨 얘기를 할 수 있겠습니까."]
대규모 한미연합훈련과 압도적인 확장억제 전개 등으로 당장은 북한의 핵 위협엔 맞설 수 있지만, 장기적이고 근본적으로 우리의 평화와 안보를 지키기 위해선,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과의 협력 강화 등 보다 폭넓고 적극적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평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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