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입에 출렁인 미국증시…애플도 '흔들'
파월 '매파' 발언에 대형 기술주 중심 증시 급락
낙폭 컸던 애플…중국공장 봉쇄 등 악재 겹친 탓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렸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의지를 확실하게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이런 연준의 행보에 이번주 뉴욕증시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대형 기술주가 동반 약세를 보인 가운데 애플의 하락세가 특히 눈에 띈다. 지난주 호실적을 발표하며 오름세를 탔던 애플은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 주 열리는 미국 중간선거에도 관심이 쏠린다. 공화당이 현재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다수당 지위를 탈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책 수혜주의 변화가 전망된다.
증시 롤러코스터 태운 FOMC 기자회견
FOMC 회의 결과에 대한 경계감으로 하락하던 뉴욕증시는 불안감이 현실화하면서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10월 한 달 동안 다우지수가 13.95% 상승하는 등 강세를 보였던 3대 지수는 11월 시작과 함께 하락세로 돌아섰다.
연준의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은 수긍할만했지만 시장에서 내심 기대했던 통화정책 방향성 전환 시기가 뒤로 밀리면서 그에 따른 실망감이 지수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2일(현지시간) FOMC 회의 당일 뉴욕 증시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이 "당분간 제한적인 정책 기조를 보일 것"이라고 언급하자 뉴욕증시는 장중 상승 전환했다. 하지만 회견 중반 그가 "금리의 궁극적 수준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높을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조기 완화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상황은 반대가 됐다.
통화정책의 변화를 시사하긴 했으나, 최종 금리 전망치인 4.6%를 상회하는 금리 수준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새로운 의견을 내놓은 데 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한 것이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2.5%, 다우지수는 1.5% 하락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3.3% 넘게 떨어져 낙폭이 가장 컸다. 테슬라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애플 등이 대형 기술주가 3~5%대의 하락률로 내림세를 주도했다.
겹악재 쏟아지며 추락하는 애플
지난달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며 상승세를 타는가 싶었던 애플은 금리 인상 기조와 더불어 악재가 겹치며 다시 부진한 주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3일까지 11% 가까이 밀렸다.
애플의 하락세는 아이폰 생산의 약 70%를 담당하는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폭스콘 공장의 노동자들이 탈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작됐다.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방역당국이 공장을 봉쇄하면서 열악해진 근무 환경을 견디기 어려워진 노동자들이 앞다퉈 현장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용 반도체칩 공급업체인 퀄컴의 매출 전망 하향 조정도 낙폭 확대 요인이 됐다. 퀄컴은 올해 5G 휴대폰 출하량 전망치를 7억대에서 6억5000만대로 하향 조정했는데, 이는 애플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이폰 판매량이 저조해질 것이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퀄컴이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를 언급하면서 매출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며 "이는 폭스콘 공장 중단 소식과 함께 애플의 하락폭을 확대하게 한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정치 수혜주 변하나
오는 8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도 지켜볼 만하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하원의원 435명과 상원의원 35명, 주지사 36명을 뽑는다. 관건은 민주당이 쥐고 있는 다수당 지위가 공화당으로 넘어가느냐다. 최근 미국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에 따라 정책 수혜주가 뒤바뀔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선거 후 공화당의 입김이 강해질 경우 신재생에너지 관련주가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친환경에너지 정책을 펼치며 기후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공화당은 기후 위기 대책보다는 경제 성장을 우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국방·방위산업과 제약·바이오 업종의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이들 업종은 공화당 기부 비중이 높아 향후 규제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간선거 결과가 공화당의 우세로 나타날 경우 신재생에너지 업종은 관련 투자 등의 추가 모멘텀이 소멸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반면 제약·바이오, 국방·방위 산업의 상황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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