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車 대란] 웃돈에 중고시장까지 기웃…“할인도 줄었어요”

2022. 11. 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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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를 구매하려다 가격이 너무 비싸서 영업사원에게 할인을 받거나 블랙박스 지원을 받을 수 없냐고 물었더니 요즘은 차량을 빨리 출고해 주는 게 최고의 서비스라는 답변이 돌아왔어요."

엔카닷컴 관계자는 "11월부터는 연말 신차 프로모션, 연식 변경 모델 출시 등으로 중고차 시장이 비수기에 돌입하지만, 국산차의 경우 긴 신차 출고 대기기간으로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대기기간이 짧은 수입차는 예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시세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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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프로모션 축소…“출고 밀렸는데 계약 늘릴 수도 없어”
연식 변경 전 재고 털기도 사라져…새 모델 인수 추가 부담만
출고 대기기간 긴 국산차는 중고차 오름세…수입차는 하락세
서울 장안평중고차매매시장에 중고차들이 주차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신차를 구매하려다 가격이 너무 비싸서 영업사원에게 할인을 받거나 블랙박스 지원을 받을 수 없냐고 물었더니 요즘은 차량을 빨리 출고해 주는 게 최고의 서비스라는 답변이 돌아왔어요.”

신차를 사려던 직장인 김 모씨는 최근 중고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최근 2세가 태어나면서 급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새로 구매하려고 했지만, 대부분 눈에 들어오는 모델이 2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데다 각종 편의 사양을 대폭 줄여도 계획했던 예산을 훌쩍 넘어버렸기 때문이다. 결국 김 씨는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주행거리가 짧은 ‘신차급 매물’을 골라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반도체 수급난이 여전하고, 신차 출고가 지연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혜택까지 줄이며 수익성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이달 판매 촉진 행사(프로모션)에서 그동안 운영해 온 단기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폐지, 축소 운영하기로 했다. 스팅어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특별 금리를 제공했던 ‘1% 퍼포먼스 할부’도 이달부터 사라졌다.

기아는 지난 4월 차량을 출고하는 모든 고객에게 최대 6개월 동안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했다. 5월부터는 혜택 기간을 12개월로 확대했다. 이후 10월까지 해당 기간에 차량을 출고하는 모든 고객에게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했다.

현대차 역시 11월에 별도 프로모션을 추가로 진행하지 않고, 기존에 존재했던 프로모션만 유지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지난 9월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코나, 투싼 등 차종의 하이브리드(HEV) 모델에 30만원 할인을 제공했으나 10월부터 중단했다. 10년 이상 노후차를 폐차하고 그랜저와 싼타페를 구매할 때 30만원을 할인해 주던 혜택도 없앴다.

완성차 업체가 할인이나 할부 프로모션을 줄이는 건 반도체 부품 공급난이 이어지면서 출고 대기 물량이 쌓이고 있어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년 전에 계약한 고객도 아직 차량을 받지 못하고 있어 공격적으로 신규 계약을 체결해도 고객 관리에 드는 비용이나 노력만 늘어난다”며 “제한된 판매 물량에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것도 신차 프로모션이 줄어드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연식 변경 모델이나 부분변경 모델이 나오기 직전에는 기존 모델을 큰 폭 할인된 가격으로 내놓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흐름이었다. 그러나 신차 출고 대기기간이 길어지면서 연식변경 모델을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 금액보다 5~10% 비싼 가격에 사는 경우도 늘었다.

신차를 인도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가격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중고차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중고차 가격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는 이유다.

실제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에 따르면 중고차 시장 비수기에 돌입하는 이번 달 국산 중고차의 경우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0.2% 소폭 상승했다. 특히 현대차는 올 뉴 투싼을 제외한 모든 모델의 시세가 올랐다. 상승폭이 가장 큰 모델은 2% 상승한 팰리세이드였다.

전기차와 함께 친환경차로 각광받는 하이브리드 중고차 역시 몸값이 오르는 추세다. 기아 더 뉴 니로 하이브리드는 평균 시세가 전월 대비 0.95% 상승했다. 현대차 더 뉴 그랜저 IG의 평균 시세도 0.34% 상승했다. 전반적으로 평균 시세가 0.88% 하락한 수입 중고차 대조적이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11월부터는 연말 신차 프로모션, 연식 변경 모델 출시 등으로 중고차 시장이 비수기에 돌입하지만, 국산차의 경우 긴 신차 출고 대기기간으로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대기기간이 짧은 수입차는 예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시세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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