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車 대란] 출고까지 2년, 당신은 기다릴 수 있습니까?

2022. 11. 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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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공급망 붕괴 사태가 장기화하며 출고 적체 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인기차종의 경우 1년은 기본, 최장 2년 6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올해는 차량용 반도체, 와이어링하네스, 연료탱크 부족 등이 출고 대기기간을 늘리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유연한 반도체 배분과 차량 생산 일정 조정 등으로 공급 지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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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80 최대 30개월 기다려야
하이브리드·전기차 중심 출고적체 심화
코로나19 이후 ‘부품 대란’ 3년째 이어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과 수출선적부두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공급망 붕괴 사태가 장기화하며 출고 적체 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인기차종의 경우 1년은 기본, 최장 2년 6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신차를 사려는 고객 사이에서는 “이 정도면 차를 사지 말라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5일 현대차·기아가 영업 일선에 공유한 11월 납기 일정에 따르면 이달 신차 계약 시 가장 긴 대기시간이 발생하는 차는 제네시스 GV80 가솔린 2.5T 모델로, 무려 30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GV80 가솔린 3.5T 모델은 26개월, 디젤 3.0 모델도 14개월이 걸린다. GV60과 GV70 전동화 모델의 경우에도 12개월이 기본이다.

현대차가 지난 7월 공개한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6는 18개월이, 이전 모델인 아이오닉5 역시 12개월이 걸린다. 국민 세단으로 불리는 아반떼 하이브리드 역시 24개월이 기본이다.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베뉴와 투싼은 각각 15개월, 13개월을 대기해야 한다. 선루프, 디지털 키 등 각종 옵션을 추가할 경우 예상보다 대기기간은 더 늘어난다.

기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하이브리드(HEV)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1년 이상의 대기기간이 발생한다. 기아 모델 중 가장 오래 기다려야 하는 모델은 쏘렌토 HEV로, 18개월이 걸린다.

스포티지 HEV는 16개월, K5 HEV는 12개월, K8 HEV는 10개월이 걸린다. 전용 전기차인 EV6는 14개월, 니로 EV와 봉고 EV는 역시 10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제네시스 GV80. [제네시스 제공]

차량 내 전자장치를 제어·통제하는 전자제어유닛(ECU), 차량의 두뇌 역할을 하는 도메인컨트롤유닛(DCU) 등부터 연료탱크, 공조콘트롤러 등 부족한 부품도 제각각이다.

고객들은 맥이 빠진다는 반응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강타했던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올 하반기부터 점차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막상 신차 출고 기간이 줄어들지 않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공급난이 해소되고 있으나 2년 넘게 쌓인 막대한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3분기 말 기준 현대차 글로벌 백오더는 100만대, 기아는 120만대 수준이다. 내수 시장이 해외보다 출고적체가 상대적으로 더 심각한데, 부품난에 고환율이 이어지면서 수출 물량에 생산을 집중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세계 완성차 시장을 강타한 부품난은 3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 2020년 차량용 전선 다발인 와이어링하네스가 부족해 백오더가 급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올해는 차량용 반도체, 와이어링하네스, 연료탱크 부족 등이 출고 대기기간을 늘리고 있다. 특히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주요 도시가 잇따라 봉쇄되면서 와이어링하네스 부품 등을 납품하는 하청 업체들의 현지 공장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유연한 반도체 배분과 차량 생산 일정 조정 등으로 공급 지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현대차 제공]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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