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소비자의 선택…신차 수요 꺾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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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자동차 할부 금리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입니다.
시간을 오래 들이지 않아도 커뮤니티상에서 이와 유사한 글을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최근 가파르게 오른 자동차 할부 금리에 계약을 포기하는 '현명한'(?) 소비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당장 구매를 포기하는 소비자부터 향후 할부 금리가 더 오를 것을 우려해 울며 겨자 먹기로 지금 차를 구매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경우도 눈에 띕니다.
실제로, 주요 카드사들의 자동차 할부 대출 금리는 현재 36개월 할부 기준 대부분 6%를 넘어섰습니다. 할부 금리가 삼성카드와 국민카드는 6.1~6.4%, 하나카드는 5.4~5.9%에 달합니다.
롯데카드의 경우 선수금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8%를 돌파했습니다.
올해 여름까지만 해도 연 2~3%대의 금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며 자동차 할부 대출 금리도 몇달 사이 2배 넘게 뛴 것입니다.
카드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자동차 할부 금리는 분기별로 조정이 이뤄지지만 급변하는 기준금리와 금융시장 상황에 올해 하반기부터 할부 금리가 월단위로 조정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기준금리 상승 움직임에 따라 매달 자동차 할부 금리가 오른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했다는 것입니다.
벌써 미국은 기준금리 4%대에 진입했고, 제롬 파월 의장이 "최종금리 수준은 지난번 예상한 것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밝힌 만큼 연내 5%대에 육박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자동차를 100% 현금으로 구입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보니, 할부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경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입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리가 점점 올라가게 되면 소비자 부담이 더 커지는 형태가 돼서 결국 자동차 수요 자체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당장의 출고, 판매 대수에는 크게 영향을 안 미칠 수 있지만, 이제 구매하려고 하는 구매 의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수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차의 출고 대기 물량이 100만대에 달하는 만큼 당장 수요가 모자르지 않지만, 금리 부담이 더 오른다면 구매 포기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완성차 업체의 부담으로 직결되는 부분입니다.
가장 가파르게 오르는 미국 금리…북미 시장 위축 우려
국내 판매 뿐만 아니라 더 우려되는 것은 북미 시장 판매입니다.
기준금리가 가장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곳이 미국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1월 미국의 기준금리는 0.25%였지만, 불과 10개월 사이 3.75%포인트가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한국의 기준금리는 1.75%포인트 올랐습니다.
이렇다보니, 신용등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미국 내 자동차 할부 금리는 두자릿수에 달합니다. 가장 낮은 신용등급의 경우 20%에 가까운 연 금리를 부담해야 신차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미국 신차 시장에서 현금 구매 비중이 5% 미만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북미 자동차 시장의 침체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합니다.
현대차는 올해 9월까지 미국 현지에서 약 57만대를 판매했습니다. 같은 기간 국내 판매보다 약 7만대 많은 수치입니다.
현대차로서는 북미 자동차 시장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자동차 할부 금리 인상은 더욱 뼈 아프게 다가옵니다.
특히, 내년부터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영향까지 가시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줄어드는 자동차 수요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현지시각으로 어제(4일) 미국 재무부에 IRA 관련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은 미국 재무부의 의견 수렴 절차 마지막 날입니다.
IRA 문제 해결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제도 적용의 유예를 요청하는 내용입니다.
현대차는 해결이 불확실한 IRA와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두 가지 걱정 거리를 떠안게 됐습니다.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차가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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