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 커피믹스의 기적...봉화 광부들 221시간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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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의 매몰 사고 광산에서 4일 밤 극적으로 생환한 두 광부는 다행히 열흘 째 고립됐던 것에 매우 양호한 건강 상태로 돌아왔다.
이들은 고립 기간 동안 약간의 물과 커피믹스를 먹으며 버텼지만 의료진은 별도의 수술이나 중환자실 입원 치료도 필요 없을 정도로 1차 진단했다.
다행히 이들의 건강상태는 전국민적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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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믹스를 밥처럼 먹으며 버틴 봉화 구조자들
주변 비닐로 천막치고 마른나무로 모닥불 피워
구조발파 소리에 희망의 끈 놓지 않고 서로 의지
의료진 “생체 징후 안정적...수술할 상황 아냐”
경북 봉화군의 매몰 사고 광산에서 4일 밤 극적으로 생환한 두 광부는 다행히 열흘 째 고립됐던 것에 매우 양호한 건강 상태로 돌아왔다. 이들은 고립 기간 동안 약간의 물과 커피믹스를 먹으며 버텼지만 의료진은 별도의 수술이나 중환자실 입원 치료도 필요 없을 정도로 1차 진단했다.
구조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극적으로 구조된 선산부(조장) 박모(62) 씨와 후산부(보조작업자) 박모(56) 씨는 고립 당시 가지고 있던 커피믹스를 비상식량 삼아 먹으면서 버텼다. 경북소방본부 한 관계자는 구조된 작업자들을 치료 중인 경북 안동병원 응급실 앞에서 5일 0시 25분쯤 기자들과 만나 “고립자들은 가지고 있던 커피믹스를 밥처럼 드셨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커피믹스가 떨어졌을 때는 (위에서) 떨어지는 물을 드시면서 버텼다고 했다”며 “저희하고 대화를 나누실 만큼 건강 상태는 괜찮았다”고 설명했다. 커피믹스 한봉의 가격은 인터넷에서 100원 정도이다. 광부들은 사고발생 221시간만에 무사히 생환했다.
외부에서 자신들에 대한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도 고립자들에게 삶의 희망을 북돋은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고립자들은 갱도) 안에 계실 때 발파하는 소리도 다 들렸다고 하셨다”며 “이런 작업 소리가 나면 희망을 갖고, 또 안 들리면 실망을 하기도 했지만 두 분이 의지하면서 기다렸다고 했다”고 말했다.
조장 박 씨는 구조를 기다리며 주변에 있는 비닐과 마른 나무를 챙긴 뒤 안전한 곳으로 가서 천막을 치거나 모닥불을 피우고 지냈다고 가족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가족들에게 “(고립된 후) 아무 소리도 못 들었는데 발파 소리가 한 5번 정도 들려서 어딘가는 뚫리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조장 박 씨는 “(갱도) 안에서는 시간 개념이 없었다”며 처음 가족들을 만난 뒤 “삼 일밖에 안 지났는데 왜 이렇게 많이 왔느냐”라고 물어본 것으로도 전해졌다.
다행히 이들의 건강상태는 전국민적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후송된 안동병원 응급의학과 나현 과장은 이날 이들에 대한 1차 검사 후 브리핑을 열고 “구조된 두 분 모두 열흘 정도 못 드시고 굶으신 것에 비하면 상태가 양호하고 생체 징후도 안정적이다”고 진단했다.
나 과장은 “피 검사에서도 탈수가 많이 됐거나 염증이 생긴 건 안 보인다. 단지 딱딱한 공간에 장시간 누워 계셔서 근육 효소 수치가 조금 올라있다”고 설명했다. “경미하게 혈액 검사 수치가 오른 상태지만 수액 치료를 하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며 “당장 수술을 하거나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고 지금 상태로는 중환자실로 가실 필요도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나 과장은 수분 섭취와 수면을 통한 휴식 등을 이들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던 배경으로 꼽았다. 나 과장은 “외상은 전혀 없었고 대화도 잘하시고 물을 드시고 싶다고 하셨다”며 “그래도 다행인 게 좁은 공간 정도는 확보가 됐고 매일 물을 조금씩 드실 수 있어서 버틸 수 있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또 “잠은 주무셨고 겉보기에 체중이 줄어 보이지는 않았다”며 “생각보다 상태가 매우 괜찮은 것 같아 처치하고 치료를 잘해서 건강한 상태로 집에 돌아가실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나 과장은 “의학적으로 저체온증이 심각한 상태라고 보긴 힘들고 체온은 34~35도 정도”라며 “생리 식염수나 따뜻하게 담요로 몸을 덮어주는 정도로 충분히 회복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달 26일 봉화군 재산면 길산리 한 아연 채굴 광산 제1 수직갱도에서 펄(토사) 약 900t(업체 측 추산)이 쏟아지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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