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로 천막치고 커피믹스로 버틴 고립 광부들, 기적 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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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 매몰사고로 고립됐다가 사고가 발생한 지 221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한 작업자 2명이 비닐로 천막을 치고 커피믹스로 허기를 달래며 버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하 190m 갱도에서 고립된 상태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서로에게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견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작업자 2명이 제1 수직갱도 지하 190m 지점에서 고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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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지하 190m 갱도에서 고립된 상태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서로에게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견딘 것으로 전해졌다.
5일 구조 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3분 선산부(조장) 박모(62)씨와 후산부(보조작업자) 박모(56)씨가 갱도 밖으로 걸어 나왔다. 이후 119 소방당국은 구조된 두 광부의 건강 상태를 간단히 확인한 뒤, 이불을 덮은 채 1분 간격으로 안동병원으로 옮겼다. 이들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북소방본부 한 관계자는 "고립자들은 가지고 있던 커피믹스를 밥처럼 드셨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커피믹스가 떨어졌을 때는 (위에서) 떨어지는 물을 드시면서 버텼다고 했다"며 "저희하고 대화를 나누실 만큼 건강 상태는 괜찮았다"고 전했다.
이어 "(고립자들은 갱도) 안에 계실 때 발파하는 소리도 다 들렸다고 하셨다"며 "이런 작업 소리가 나면 희망을 갖고, 또 안 들리면 실망을 하기도 했지만 두 분이 의지하면서 기다렸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 구조하시는데 애써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도 하셨다. 가족분들도 누구누구 오셨다고 하니 굉장히 기뻐하시고 한편으로는 미안해하시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고립된 작업자 가족은 이들이 구조를 기다리며 주변에 있는 비닐로 천막을 치거나 마른나무를 챙겨 안전한 곳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버텼다고도 전했다.
또한 가족들의 말에 따르면 조장 박씨는 구조를 기다린 곳이 입구여서 그쪽으로만 나올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았기에 70도 아래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는 그 아래 지점, 사고 발생 때 작업하고 있었던 제1수갱 3편 작업장 인근에만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작업자들은 또 고립됐을 동안 갱도 내 폐쇄 지점을 괭이로 약 10m가량 파내 구조 시간을 앞당겼다.
작업반장인 박씨의 가족들에 따르면 그는 고립됐을 동안 보조 작업자 박씨와 갱도 내 폐쇄 지점을 괭이로 약 10m가량을 파냈다. 이들은 전력을 아끼기 위해 헤드랜턴을 번갈아 켜며 작업했다고 한다.
이들이 파 내려간 폐쇄 구역 반대편에서는 구조 당국이 진입로를 확보 중이었다.
구조 당국은 이날 오후 4시 브리핑에서는 폐쇄 지점이 약 24m가량 남았다고 밝힌 바 있다.
구조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께 폐쇄 지점이 완전히 뚫렸고 갱도 내 개통을 확인하자마자 두 광부의 동료 광부가 달려가 비닐과 마른나무로 천막을 친 이들을 발견했다.
봉화 광산 매몰사고는 지난달 26일 오후 6시께 경북 봉화 재산면 아연 채굴광산 제1 수직갱도에서 펄(토사) 약 900톤(업체 측 추산)이 수직 아래로 쏟아지며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자 2명이 제1 수직갱도 지하 190m 지점에서 고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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