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학용 "한일, 숙명적 협력 관계…'잃어버린 5년' 복원돼야"
"고심 있었지만 26일 축구 진행…가까운 시일 내 양 정상 만날 듯"
(서울=뉴스1) 조소영 김유승 기자 = 한일 양국 국회의원 친선 모임인 한일‧일한의원연맹이 지난 3일 한국에서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합동총회를 열었다. 3년 만의 반가운 만남이었지만 '이태원 참사'로 행사 분위기는 예년에 비해 가라앉았다. 그럼에도 한국측 의원들은 예를 갖춰 방한한 일본측 의원들을 맞았다. 일본측도 오랜만에 만난 한국측 의원들의 손을 맞잡았다.
한일의원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으로 되돌아가자"고 양국 관계 개선에 뜻을 모았다. 문재인 정부 당시 '수교 이래 최악'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던 한일관계가 점차 복원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흐름이다.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은 이러한 '한일관계 전환기'를 견인하고 있는 주요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한일의원연맹 운영위원장이기도 한 김 의원은 4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한일은 군사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같이 협력을 해야 하는 '숙명적 관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 당시 일본은 위안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우리측 해법에 반기를 들고 '수출 규제' 조치로 대응한 바 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일본측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통보하기도 했다. 현재 지소미아는 '조건부 연장' 상태이다.
김 의원은 "과거사(史) 문제는 한일 간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라며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중심도 일본의 진정 어린 사과다. 이를 통해 양국 관계가 진일보된 것처럼 다시 그때의 그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5년간 한일관계는 '김대중-오부치 선언' 이전으로, 25년 전으로 회귀한 듯한 '잃어버린 5년'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공동성명에는 최종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번 한일의원 간 만남 때 '지소미아 정상화'가 주요 화두였음을 언급했다. 그는 "주로 일본 의원들이 '지소미아 문제'를 언급했다"며 "앞으로 양국 관계가 개선되면 지소미아도 복원되는 것이 맞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사견을 전제로 "한·미·일 군사훈련은 엄중한 동북아시아 상황을 볼 때 필요하다고 본다"며 "과거 민주당 정부 때도 해왔던 것으로, 이걸 가지고 정치적 공격을 하는 건 대단히 옳지 못한 언행"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관계를 개선 및 복원하는 행사는 오는 26일에도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공동개최 20주년을 맞아 양국 의원들 간 친선 축구대회가 열리는 것. 김 의원은 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맡고 있는 한국 국회의원 축구연맹 회장을 앞서 지냈다.
이번 축구대회에서 스트라이커로 나서는 그는 '이태원 참사'로 행사 진행에 고심은 있었다면서도 "국가적 약속이기 때문에 진행하는 게 맞다고 생각을 했다. (3일 총회에서) 일본 의원들도 '축구를 통해 양국 관계가 좀 더 가까이 갔으면 좋겠다'고 하는 의견을 많이 표현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렇게 양국 의원들 간 쌓는 스킨십이 결국 '정상회담 개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 양국 간 어떤 얘기가 오고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한일 의원들의 분위기로 볼 땐 아마도 가까운 시일 안에 한일 정상이 만나 북한의 도발 문제와 경제 문제, 과거사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김 의원에 따르면 22년 만에 성사됐으나 여야 각각의 상황으로 두 차례(8월30일, 10월25일) 밀렸던 '국회의원 친선 축구대회'가 오는 18일에 열리는 것으로 최종 확정됐다. 김 의원은 "여러 국가적 난제를 극복하는 데 있어 '여야 협치'는 필수불가결한 요건"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여야가 함께 하는 다양한 활동이 전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년간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써서 초선의원들이 자기 당 의원들 얼굴은 알지만 다른 당 의원들은 아직도 누군지 모르는 해프닝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번 인터뷰에서 다음 원내대표 선거에 나갈 뜻을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 9월 '이준석 사태' 등 혼돈한 당 상황을 고려, 당시 열렸던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할 뜻을 접은 바 있다. 그는 "내년에는 확실히 나갈 생각을 갖고 있다"며 "정치를 복원하는 원내대표 역할을 반드시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 주호영 원내대표 임기는 내년 4월(권성동 전 원내대표 잔여임기)까지로, 이때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오는 2024년 4월에 열릴 제22대 총선에 대한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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