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김학용 "여야 서로 얼굴도 몰라 협치 실종…18일 '협치 축구'"
"한일의원연맹 총회서 공감대…새로운 한일관계 열어나갈 때"
(서울=뉴스1) 김유승 조소영 기자 = 4선의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경기 안성)은 4일 "내년에는 확실히 원내대표 경선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3년 4월에 있을 원내대표 경선은 이로써 조기에 불이 붙는 모양새가 됐다. 당 원내대표는 통상 '3선 이상 중진의원'이 맡는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2024년 총선이 엮여있다는 점에서 지난 9월 당시 '당의 안정'을 위해 김 의원을 포함해 여러 인사가 출마의 뜻을 접었던 때와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원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정치가 과거보다 퇴보했다.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며 "저는 여야 의원들과 그동안 교류도 (많이) 하고 (그래서) 대화할 수 있는 여건을 지녔다. 누구보다도 의정 경험 또한 많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김 의원은 오늘날 국회에서 '여야 협치'가 사라진 데 대해서는 "식사도 따로 갖지 않고 서로 왕래가 없어진 분위기도 한몫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때문에) 지난 3년간 마스크를 쓰다 보니, 초선의원들은 다른 당 의원들 얼굴을 아직도 모르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에 따라 오는 18일에 있을 국회의원 간 친선 축구대회 등 여야 의원 간 친목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일의원연맹 운영위원장이기도 한 김 의원은 지난 3일 서울에서 열린 양국 의원연맹 총회와 관련해선 "역대 어느 총회보다 한국과 일본이 외교·안보적으로 엄중한 시기에 열렸기 때문에 일치된 공감대가 있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진정 어린 사과 위에 새로운 한일관계를 열어나가야 하는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지난 3일 서울에서 있었던 한일의원연맹 합동총회에 대한 총평을 하자면. ▶한일의원연맹 총회가 한국에서는 4년 만에 열린 것이다. 일본에서 열린 것으로는 3년 만이다. 오랜만인데, 역대 어느 총회보다도 50주년을 겸하는 그런 날이었고, 역대 어느 총회보다도 동북아시아, 특히 한국과 일본이 외교·안보적으로 엄중한 시절에 열렸기 때문에, 의원들이 상당히 그 부분에 대해 일치된 공감대가 있었던 것 같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 공동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그런 의견일치를 봤다. 또 안보 문제에 대해 양국이 공동으로 대처하고, 안보에 있어 대화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
-총회에서 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정상화는 양국 의원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당시 한일 간 공감대는 얼마나 형성됐나. ▶주로 일본 의원들이 지소미아 문제를 거론했다. 우리 국회의원들은 당에 따라 입장이 조금 달랐다. (현재) 필요한 군사정보들은 공유하고 있다. (지소미아 정상화는) 이를 공식화하느냐 아니냐의 차이다. 지소미아를 공식화하는 데 대해 아직은 우리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공동성명서에 넣지 못했다. 앞으로 양국 관계가 개선되면 지소미아도 복원되는 것이 맞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총회에서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속적인 협력과 한일관계 개선을 강조했다면, 간사장인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한일 간 과거사 문제를 강조한 모습이었다. ▶전반적으로 의원들의 분위기는 정 회장의 발언 쪽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보였다. 전반적으론 외교·안보에 대한 걱정, 관계 복원이 중요하다는 분위기였다. 지난 5년간 한일관계가 김대중-오부치 선언 이전으로, 25년 전으로 회귀한 듯한 '잃어버린 5년'이었다. 의원들은 전반적으로 외교, 안보와 관련해 양국 관계개선을 해나가자는 데 이의가 없었다.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현안 문제를 풀어나가달라는 내용이 바로 성명서에 포함됐다.
-한일 정상회담을 못 한지 꽤 오래됐다. 곧 한·미·일이나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양국 간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가는지는 모르지만, 한일 의원들의 분위기로 볼 때는 아마도 가까운 시일 안에 한일 정상이 만나서 지금 북한의 도발 문제와 경제 문제, 과거사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사 문제는 한일 간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이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가장 중심도 일본의 진정 어린 사과다. 이를 통해서 양국 관계가 진일보된 것처럼 다시 그때의 그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나간 역사를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결국은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진정 어린 사과 위에 새로운 한일관계를 열어나가야 하는 시점이 됐다고 본다. 어차피 한일은 군사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같이 협력을 해야되는 '숙명적 관계'라고 생각한다.
-한·미·일, 한국과 일본이 군사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두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다. 그에 대해 여당은 재비판하면서 충돌해왔다. ▶개인적으로는 한·미·일 군사 훈련은 지금 엄중한 동북아시아 상황을 볼 때 필요하다고 본다. 새로 하는 것도 아니고 과거 민주당 정부 때도 해온 것이다. 이걸 가지고 정치적 공격을 하는 건 대단히 옳지 못한 언행이라고 생각한다. 러시아의 푸틴과 중국의 시진핑, 그리고 북한의 김정은,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이 대단히 공격적이고 예측 불허라는 점이다. 참 흔치 않은 '스트롱맨'이 세 나라를 잡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반도 정세가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고 본다. 이럴 때일수록 '세 나라'에 맞설 수 있는 '세 나라'는 한·미·일이다. 한·미·일 군사 훈련은 북한을 공격하거나 중·러를 공격하기 위한 게 아니라 소위 힘에 의해 현재 지형이 변화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자국 방위적 노력이다.
-오는 26일 2002년 한일 월드컵 20주년을 기념해 한일 의원들 간 축구대회를 하는데 스트라이커로 참여한다고 들었다. ▶'이태원 참사'로 걱정은 되는데, 그럼에도 국가적 약속이기 때문에 진행하는 게 맞다고 생각이 됐다. 3일에 일본 의원들도 '축구를 통해 양국 관계가 좀 더 가까이 갔으면 좋겠다'고 하는 의견을 식사자리, 사석에서 많이 표현했다. 역대 전적은 우리가 우수한데 5년 전 일본 의원들이 한국에 왔을 때 우리가 1대2로 일본에 졌다. 최근 전적만 보면 오히려 일본이 유리하다. 저희 의원들이 나름대로 한일전에 대비하는 각오가 있기 때문에 지난번에 한 번 져줬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겨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도 여러 가지로 그런 생각을 갖고 있고 무비자로 양국 국민이 왕래도 하게 됐다. 여러 가지 경제나 군사 문제에 대한 협력을 해나가는 게 맞다고 보고, 그런 과정에서 우리 의회도 한일의원연맹 총회나 26일 축구대회를 통해서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야 축구대회가 있는데 두 차례 미뤄졌다. 오는 18일에 다시 열린다던데 축구대회가 실제 협치에 도움이 되나. ▶물론이다. 한번은 우리 당 '이준석 사태' 때문에 연기가 됐고, 또 바로 얼마 전에는 민주당의 여러 가지 일 때문에 연기가 돼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양당 대표자들을 다 모아서 날짜를 잡은 게 오는 18일이다. 우리가 여러 가지 국가적 난제를 극복하는 데 있어서, '여야 협치'가 저는 필수불가결한 요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여야 의원들 간 축구뿐 아니라, 옛날에는 여야 의원들이 밥도 (자주) 먹고 그랬는데 언제부턴가 식사도 따로 하고 거의 왕래가 없어진 분위기다. 그런 것도 사실은 정치가 제대로 가동이 안 되는 하나의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우스갯소리로 지난 3년간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만 써서 초선의원들은 우리 당 의원들 얼굴은 알지만 다른 당 의원은 아직도 누군지 모르기도 하는 해프닝도 있는 게 사실이다. 마스크를 쓰고 본회의장에서 만나니까, 별도로 식사하기 전엔 벗은 얼굴을 보지를 못 하니까, 그런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다.
-축구와 같은 여야 간 친목 활동이 협치에 성과를 낸 사례가 있나. ▶그런 일이 많다. 과거에는 여러 의원들과 함께 한일 축구대회를 위해 일본도 갔지만 몽골, 베트남도 가서, 3개국 의원들과 축구대회를 했다. 그때 같이 간 의원들은 지금 만나도 끈끈하다. 서로 간 할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도 할 수 있다. 이런 관계가 같이 땀을 흘리고 축구하고 그런 과정 속에서 생겨난 것이다.
축구뿐만 아니라 여야 의원 간 같이 뭔가를 함께 할 수 있는 공부 모임 등이 필요하다. 제 경우에는 '소띠 모임'이라고 해서, 61년생 의원 14명 정도가 여야 관계없이 식사도 하고 있다. 또 이번 국정감사 때 국토교통위원회는 여야 의원 간 점심도 구내식당에서 같이 먹고 그랬다. 그렇게 하니까 이번에 국토위가 다른 곳과 달리 큰 목소리, 파행 없이 치러졌는데, 식사를 같이 하고 했던 게 하나의 요인이 됐다고 생각한다.
-지난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하마평에 많이 올랐다.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다시 도전할 생각이 있나. ▶내년에는 확실히 나올 생각을 가지고 있다. 28살 때부터 정치를 하면서 다양한 직책을 맡아왔고 그때마다 최선을 다해 왔는데, 정치를 오래 하면서 가장 아쉬운 것 중 하나가 정치가 오히려 과거보다 퇴보해 온 것이다. 이에 대해 저도 다선 의원으로서 자책감을 가지고 있다.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여당 의원이든 야당 의원이든 그동안 교류도 (많이) 하고 있고, 대화가 될 수 있는 여건을 지녔다. 또 누구보다도 제가 의정 경험이 많다. 경기도의원을 3번, 국회의원을 4번하고, 28살 때부터 7년 동안 비서관으로도 근무했다.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 국회의원 중 가장 국회 경력이 많은 사람이 저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를 복원하는 원내대표 역할을 반드시 하고 싶다.
-차기 당 대표 선거에 대한 얘기도 많다. 시기나 룰 등에 있어 갖고 있는 생각은. ▶지금은 이름 자체가 '비상대책위원회'이다. 비대위라는 개념은 비상시기를 대처하는 것이라, 아무리 길어도 6개월을 못 넘는 것으로 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빠른 시일 내 당 대표를 선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당 대표는 소위 차기 대선 출마자보다는 다음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를 수 있는 분이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분은 당 대표가 아니고 선거대책위원장을 공동으로 맡아 열심히 뛰게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
또 차기 당 대표는 많은 당원들의 우려처럼 소위 윤석열 대통령과 공감대를 이뤄가면서 같이 공동보조를 맞춰 당을 이끌 사람이 돼야지, 지금 대통령, 정부와 엇박자가 나는 사람이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정권 초기인데 우리 당에 도움이 안 될 것이다.
요즘 논란이 되는 '당원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의 비율 문제는 조심스럽게 접근을 해야 한다. 당 대표를 뽑는 거니까 당원 비중이 높아야 한다는 것에는 인식을 같이 하지만 우리 국회의원이나 전국에 있는 당협위원장 등 당원들과의 합의 하에 바꿔야지, 항간에 떠도는 것처럼 일방적으로 '9 대 1' 이런 식으로 바꾸는 건 조금 무리라고 생각한다. 현행 '7 대 3'을 당 대표를 뽑는 거니까, 당원들의 비중을 높이더라도, '8 대 2'를 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그대로 치르는 것도 방법이라고 본다.
-이태원 참사를 두고 당내에서도 윤희근 경찰청장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질·자진 사퇴론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에선 이번 사태의 국정조사를 하자고 주장한다. ▶국민 156명이 희생을 당한 대참사 사건이라 누군가는 책임을 지는 게 맞다. 다만 책임을 지는 시기와 관련해선 논란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기본적인 사태 수습을 하고 뭔가 책임을 묻는 게 맞다는 생각이다.
저는 이번에 경찰서장, 서울경찰청장, 용산구청장이 소위 상황을 보고하는 모습을 보고서 대단히 실망했다. 특히 대다수 경찰들이 국민을 위해 참 열심히 봉사하지만, 일부 경찰관들이 좀 무언가는 딴 생각들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국정조사에 대해선 대통령께서도 적절히 말씀하시는 것 같다. 우선 경찰 조사를 보고 경찰 조사가 미진하다고 국민이 느꼈을 때 하는 게 맞다. 경찰들도 경찰 조직을 위해서라도 절대 감추려 하거나 아니면 축소, 왜곡하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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