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7차 핵실험을 주목하는 이유는?
북한의 핵실험이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 7차 핵실험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정리했습니다.
■ 북한 핵실험, 어떻게 진행되어 왔나
북한이 처음 핵실험을 실시한 것은 2006년 10월입니다. 이후 11년 동안 6차례의 핵실험을 시행했습니다. 가장 최근 실시한 6차 핵실험은 2017년 9월이었습니다. 여섯 차례의 핵실험 가운데 1, 2, 3, 5차 핵실험은 핵분열을 이용한 원자탄이었고 4, 6차는 핵융합 반응을 이용한 수소탄 계열 실험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6차 핵실험으로 북한은 대륙간 탄도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전략 핵무기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어서 같은 해 11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인 화성 15형을 발사하면서 북한은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합니다.
그러다가 2018년 4월,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실험장을 폐기하면서 핵실험과 ICBM 시험 발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은 결국 결렬되고 말았죠. 북한이 선언했던 모라토리엄(핵실험,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중단)은 올해 3월
대륙간 탄도미사일인 화성 17형 발사되면서 사실상 파기됐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이 2018년 폭파했던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작업을 하는 것이 포착됐습니다. 이로 인해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게 됐습니다. 북한이 각종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도발과 긴장의 수위를 높여가는 것이 6차 핵실험 때와 유사하다는 분석도 7차 핵실험 임박설이 힘을 얻는 근거 중 하나입니다.
■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하려는 이유는?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핵 무력 건설의 중단없는 강행 추진'을 선언하면서 전술핵 개발 향후 계획을 언급했습니다. '작전 임무의 목적과 타격 대상에 따라 각이(다양)한 수단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전술 핵무기들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핵무기의 소형화와 전술 무기화 촉진, 초대형 핵탄두 생산, 핵잠수함, 수중발사 핵무기, 극초음속 미사일 등을 개발하는 국방 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7차 핵실험은 전술핵, 그러니까 소형화·경량화한 핵폭탄의 위력을 검증하는 실험이 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 대체적인 예상입니다. 북한의 전술 핵무기 생산 능력에 대해서는, 확실치는 않지만, 대체로 직경 약 60cm 정도의 핵무기를 만들수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정도면 대륙간 탄도 미사일 (화성-15, 17형), 신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 (kn-23, 24)에 장착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핵탄두를 직경 30~40cm까지 소형화하게 되면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소형 전술 SLBM이나 요격 회피 성능을 강화한 신형 전술 유도탄, 극초음속 미사일 등에도 탑재가 가능해집니다.
또 소형 전술핵 기술이 있으면 MIRV (Multiple independently targetable re-entry vehicle), 다탄두 각개유도 핵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이 미사일은 하나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에 여러 개의 탄두를 장착해서 각각의 탄두가 여러 표적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는 무기 체계입니다. 대기권에 진입하는 순간 탄두가 여러 개로 분리되기 때문에 방어하는 측에서 요격이 대단히 어려운 미사일입니다.
7차 핵실험에서 북한이 강력한 위력의 대형 수소탄 혹은 소형 수소탄을 실험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6차 핵실험 이후 북한에 상당한 핵기술 진전이 있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 북한 7차 핵실험의 정치적 외교적 의미는?
북한이 만약 7차 핵실험을 실행한다면, 2018년 4월 국제사회에 약속했던 핵실험 유예 약속을 공식적으로 파기하는 것이 됩니다. 또 핵 능력을 향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북한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으로 공식 인정받는 것이 목표일 것입니다. 물론 한국과 미국 당국은 북한의 비핵화 전략에는 변함이 없으며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핵실험과 다양한 미사일 개발을 통해 북한의 전술핵 운용 수단이 다양화되고 고도화된다면, 한국과 미국의 대응은 그만큼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 계속 빗나가는 예측, 7차 핵실험 하긴 하는 건가?
지난 3월에 북한의 핵실험 정황이 포착된 이후, 북한의 주요 기념일이 몰려있는 4월 핵 실험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춘 5월 핵 실험설 등이 이어졌습니다만 모두 빗나갔습니다. 최근에는 중국의 당 대회 이후 미국 중간선거 전인 10월 16일에서 11월 7일 사이에 핵실험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핵실험 준비는 마무리됐고 언제 할지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연내 북한 핵실험 실시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패권 경쟁으로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에 강력한 제재를 하기 어려운 상황을 북한이 지나치지 않을 것이란 판단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항상 예상치 못한 시기에 도발한다는 점, 파악하기 힘든 북한 내부 정치 상황과 기술적인 문제 등이 변수로 작용한다는 점은 정확한 핵실험 일정을 예상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최근에 제가 만난 핵심 관계자는 연내에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CG 제작: 원소민, 김서린)
조현진 기자 (j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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