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이슈] "새벽에 아기가 아프면, 응급실 갈 곳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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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경, 38도 고열에 시달리던 4살짜리 아이를 업고 집 근처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은 이모(36)씨.
하지만 "아이는 진료가 어렵다"는 말에 집에서 차로 30분 떨어진 다른 대학병원 응급실에 가 겨우 입원할 수 있었는데요.
야간이나 휴일에 영유아를 진료할 수 있는 소아 응급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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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새벽 3시경, 38도 고열에 시달리던 4살짜리 아이를 업고 집 근처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은 이모(36)씨.
하지만 "아이는 진료가 어렵다"는 말에 집에서 차로 30분 떨어진 다른 대학병원 응급실에 가 겨우 입원할 수 있었는데요.
야간이나 휴일에 영유아를 진료할 수 있는 소아 응급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외상, 소아외과 질환을 제외한 소아청소년과의 응급실 야간 진료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이대목동병원은 9월 1일부터 한시적으로 외상환자를 제외한 소아 환자의 응급 진료를 중단했죠.
"응급실에 소아과 전문의가 없어요. 그리고 열나는 환자 자체를 받을 수가 없어서 소아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으로 가셔야..." (A병원 응급실 관계자)
상황이 이렇게 된 이유는 소아과 전문의가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지난해 37.3%로 5년 새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죠.
전공의 지원율이 급락하면서 시작된 전문 인력의 공백이 결국 소아 응급실 축소로 이어지고 있는 건데요.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 따르면 전국의 96개 상급수련병원 중 24시간 소아응급실을 정상 운영할 수 있는 곳은 38%에 불과했습니다.
아이가 적절한 시간에 처치를 받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죠.
소아과 전문의가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지홍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이사장은 "소아과는 아이들 생명을 다루는 데다 중환자가 많아 수련이나 진료 자체가 타과에 비해 어렵다"며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보상이 되지 않다 보니 전공의 숫자가 줄어드는 악순환 상태"라고 설명했는데요.
또 저출산과 코로나로 인해 소아과 진료량이 줄면서 병원에선 소아과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소아 진료를 점점 축소하는 추세라고 업계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소아응급실의 인프라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적자가 발생하는 어린이 병원 등의 필수 의료 인프라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보상체계와 의료 인력 양성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소중한 우리 아이들을 지키는 사회 안전망.
소아과 전문의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절실해보입니다.
박성은 기자 원지혜 인턴기자
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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