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로 붐비는 공항·호텔…관광시장, '보릿고개' 탈출 보인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으로 존폐위기를 겪었던 여행산업이 서서히 활기를 되찾고 있다. 실적쇼크를 거듭했던 여행·호텔업체들이 본격적인 회복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방역규제로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오름세를 보이고, 이에 맞춰 일본과 동남아 등 주요 노선이 늘어난 덕분이다. 일각에선 이르면 연말부터 코로나19 이전 '여행호황'이 돌아올 것이란 관측도 내놓는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1위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사 하나투어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3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25% 증가했다. 하나투어가 유치한 분기 해외여행 송출객만 6만517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39명)보다 무려 1만1992% 폭증했다.
영업손실은 218억원으로 적자기조가 지속됐지만, 57억원 가량 적자폭을 줄이는 성과를 냈다. 유·무급 휴직을 반복하던 직원 1200여명을 100% 복귀시키고, 지난 8월 3년 만에 채용을 재개해 신입사원을 충원하는 등 영업비용이 작년보다 56% 가량 증가한걸 감안하면 긍정적이란 반응이다. 하나투어 측은 "해외여행 예약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증가하고 손실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호텔업계도 상승세다. 토종 호텔체인 호텔신라의 경우 3분기 매출액이 1조361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가량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66억원으로 27% 성장했다. 해외여행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면세(TR부문)는 물론 호텔(호텔·레저부문)도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2020년과 지난해 3분기 60%대에 그쳤던 비즈니스 브랜드 신라스테이 객실점유율(OCC)이 83%로 껑충 뛰었고, 객실 절반을 겨우 채우는 데 그쳤던 신라호텔 서울의 OCC도 68%로 올랐다. 호텔신라 측은 "휴가철을 맞이한 국내여행 수요로 호텔 영업이 호조를 보였다"면서도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예약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인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으로 각국 여행교류가 재개된 영향이다. 아웃바운드의 경우 입국자 격리의무 및 PCR 검사의무 해제 등 실질적인 여행을 가로막는 방역규제들이 전면 해제되면서 여행심리가 부쩍 올랐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번거로운 출입국 절차로 미뤘던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방한 인바운드 시장도 마찬가지로 입국 규제가 풀린 효과를 보고 있다. 특히 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 회의를 통해 8월부터 주요 방한시장인 일본과 대만 등에 대한 무사증(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명동, 광화문 등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7~9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90만4597명으로 전년 동기(26만6116명) 대비 240% 증가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카지노 시장도 영업이 호조세다. 파라다이스의 경우 3분기 27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6월 김포~하네다 노선이 재개되고 8월 일본 무사증 제도가 시행되며 트래픽이 빠르게 개선됐다"며 "일본 VIP가 견인한 드롭액(고객이 칩을 구입하기 위해 지불한 돈) 증가로 코로나 이후 최고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광시장 전반의 향후 전망은 더욱 긍정적이다. 2019년에만 558만명이 찾으며 전체 해외여행시장(약 2800만명)의 20%를 차지한 일본이 지난달부터 무비자 여행을 허가했기 때문이다. 항공사들도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주요 노선을 빠르게 증편하면서 여행수요가 급증세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선 여객 수는 250만8357명으로 코로나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과 대만, 동남아 일부 지역 등을 중심으로 여행객이 몰리면서 주요 여행업체 실적도 회복세도 가팔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불안요소도 여전히 존재한단 우려도 있다. 여행심리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외생변수 중 하나인 고환율·고물가·고유가 등 대내외적 경제위기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불감증' 지적을 받고 있는 최근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방한관광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업체 관계자는 "이번 사고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조명되며 한국이 안전하지 않은 나라로 인식될 수 있단 오해를 살 수도 있다"며 "관광은 '가도 될까'하는 심리가 중요한 만큼 부정적 이미지는 타격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 이후 전반적으로 여행안전을 중요하게 여기는 상황이라 단체여행은 물론 개별 자유여행객도 방문을 재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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