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뒤덮은 추모 쪽지들…‘그 마음’ 이어가려면
[앵커]
참사 일주일이 지난 지금, 이태원역 1번 출구의 벽면은 '메모지'로 가득 찼습니다.
시민들이 만든 자발적 추모 공간.
취재진이 직접 세어봤더니, 지금까지 2천 장 넘는 추모 쪽지가 현장에 붙어 있었습니다.
거기 담긴 시민들의 마음, 양민철 기자가 들여다 봤습니다.
[리포트]
참사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 출입구.
벽면은 더 이상 종이를 붙일 곳이 없고, 이제는, 인접한 시설물까지 '편지의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그 많은 쪽지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말, 바로, '미안하다'입니다.
한 희생자의 부모가 남긴 거로 보이는 쪽지.
자식의 이름을 부르며, '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혈육을 떠나보내는 그 심정, 글귀만으론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혼자만 살아남아 미안하다는 생존자들의 아픔도 읽혔습니다.
'읽지 못한 메시지의 답장을 기다리게 된다'
'보고 싶다'
'파자마 파티도 더 해야 했는데...'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온 연령대, '20대'의 추모글이 특히 많았습니다.
[유지수/서울 강동구 : "같은 20대로서 사고를 당하신 분들을 추모하고 싶어서 오게 됐습니다. 그곳에서는 편하게 쉬셨으면 좋겠고..."]
반복되는 참사에 대한 분노와 아쉬움도 가득했습니다.
[김영식/경기도 양주 : "(세월호 참사와) 비슷한 참사가 일어나다 보니까 너무너무 가슴이 아프네요."]
'국가가 부재 중이라, 국민들이 희생당했다.'
'일 초가 아깝던 그때, 국가는 뭘 했나'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김정복/경기도 고양 : "(저도)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이고, 엄마의 마음으로,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요. 전부 책임 회피."]
손바닥만 한 쪽지에 담긴 시민들의 마음.
단순히 슬픔과 좌절에만 머물러있지 않고, 또다시 '앞날'을 채비하고 있습니다.
[김하연/서울 금천구 : "(앞으로) 이런 대규모로 사람들이 모이는 경우 행사 같은 것도 인력들을 충분히 배치해서 미연에 방지를 해야 되지 않나라고 생각합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 김경민/영상편집: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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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철 기자 (manofstee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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