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쓸 곳 많은데, 구할 곳은 없고…고민 빠진 '특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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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 특수은행이 채권 발행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금융당국이 채권시장 자금경색 심화를 우려해 특은채(특수은행채) 발행 자제를 요청했지만 채권 발행 외에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등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 특수은행들이 정책자금을 집행해야 할 곳은 많은데 정작 본인들의 회사채 발행에 제한이 걸린 상황"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특은채 발행을 크게 줄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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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 특수은행이 채권 발행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금융당국이 채권시장 자금경색 심화를 우려해 특은채(특수은행채) 발행 자제를 요청했지만 채권 발행 외에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여기에 회사채 시장 안정 등을 위해 투입해야 할 자금 규모는 더 늘었다. 돈을 구할 곳은 줄었는데, 돈을 써야 할 곳은 늘어난 셈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극복 과정에 쓰였던 대규모 정책금융이 '채권 만기'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4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산은·수은·기은은 지난달 총 16조4800억원의 특은채를 발행해 전월(16조1300억원)과 비슷한 발행 규모를 이어갔다. 지난달 국내 채권 발행 규모가 약 55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특은채가 30%가량을 차지했다. 이달에도 지난 1~3일 2조7100억원을 발행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산은·수은·기은은 물론 일반 시중은행에 채권발행 자제를 요청한 상태다. 자금경색이 심화한 시장에서 높은 신용등급을 가진 은행이 채권을 발행하면 회사채 등이 외면받는 구축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지난달 일반은행의 채권 발행액은 3조4100억원으로 전월과 비교해 60% 감소했다.
하지만 금융업계에서는 특은채 발행을 줄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은을 제외한 산은과 수은은 수신 기능이 약해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채권발행 외에는 딱히 없는 상황이다. 시중은행이 최근 예금 증가로 자금 조달에 여유가 생긴 것과 다른 모습이다.
돈을 써야 할 곳은 오히려 늘었다. 정부의 '50조원+α(알파)' 유동성 지원 조치 중 산은과 기은이 회사채·CP(기업어음) 매입프로그램에 써야 할 금액이 10조원이다. 당초 5조5000억원가량을 계획했지만 채권 시장이 요동치자 투입 자금이 늘었다. 채권시장안정펀드 등에도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이외에도 취약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민생금융 등의 명목으로 지원해야 할 정책금융 수요도 무시할 수 없다.
수은도 자금 수요가 많은 것은 마찬가지다. 기본적인 수출기업 지원뿐만 아니라 정부가 방산, 원전 수출을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중이어서 전략적 금융지원 수요가 많다. 여기에 환율상승에 따른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 하락에 대비해 후순위채까지 지난달 발행한 상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등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 특수은행들이 정책자금을 집행해야 할 곳은 많은데 정작 본인들의 회사채 발행에 제한이 걸린 상황"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특은채 발행을 크게 줄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정책금융이 많이 쓰인 것도 특은채 발행을 줄일 수 없는 이유다. 2019년 159조2000억원이었던 특은채 발행잔액은 최근 3년간 62조원이 늘었다. 늘어난 채권 발행의 만기가 이제 도래하고 있다. 산은만 6개월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잔액이 28조원에 이른다.
특수은행 관계자는 "당분간 채권발행을 미뤄달라는 것으로 정부의 지시를 이해했다"며 "만기도래하는 물량을 순상환할 수는 없는 상황이어서 채권발행을 줄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또 현재 금융시장에서 특은채 발행을 줄인다고 해서 그 자금이 회사채로 이동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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