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만에 생환…“갱도물·커피믹스로 버텼다”
[앵커]
경북 봉화 광산 매몰로 고립됐던 작업자 2명이 9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이들은 지하 190미터 지점에서 비닐 천막을 만들어 체온을 유지하고, 갱내에 떨어지는 물을 마시며 버텨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먼저 안혜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갱도에서 승강기로 올라온 작업자 두 명이 구조대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두 발로 걸어 나옵니다.
지난달 26일, 광산 지하 46미터 지점 갱도에 작업을 하러 들어갔다가, 흙더미가 쏟아지면서 고립됐던 작업자들입니다.
작업자들이 발견된 건 어젯밤 11시 3분.
고립된지 221시간 만으로, 건강은 비교적 양호한 상태였습니다.
발견 당시 이들은 비닐로 천막을 만들어 모닥불을 피워놓고 체온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또 갱도 안에서 떨어지는 물과 가져간 커피믹스로 버텼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발파 소리를 들으며 구조될 거란 희망을 놓지 않았던 것으로도 전해졌습니다.
[방장석/중앙119구조본부 소방령/최초 구조대원 : "소리를 막 지르더라고요. 부둥켜 안고 울고 있더라고요. 제가 놀란 게 그 안에 생존자들이 불을 피우고 천막을 치고 그 안에 들어있었던 겁니다."]
이들은 탈출하려고 갖고 있던 도구로 직접 채굴을 하기도 했습니다.
[유지흥/조장 작업자 직장동료 : "바깥으로 나오려고 안에서 가진 연장으로(노력)을 하고 나왔다더라고요."]
[임씨/보조 작업자 조카 : "탈출하려고 갱도를 많이 돌아다녔다고 전해 들었어요. 갇히고 그다음 날 2~3일간은 갱도를 막 쑤시고 다녔나 봐요."]
발견된 지점은 지하 190미터 수평 325미터.
구조당국이 예상했던 지점이었습니다.
구조는 마지막 관문이었던 암석 24미터 간을 치우면서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당초 단단한 암반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무른 토사여서 구조 예상 시간을 앞당겼습니다.
지하와 지상 모두에서 놓지 않았던 희망의 끈이 2백 21시간 만의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KBS 뉴스 안혜리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영상편집:이병민/화면제공:경북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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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리 기자 (pot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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