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외무성, 비질런트 스톰 연장에 "묵과하지 않아··· 끝까지 초강력 대응"
"미국은 경거망동하지 말아야···당장 중지 경고"
"군사적 위협 미국에 절대적 책임있다" 정조준
북한은 4일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연장과 관련해 “엄중한 군사적대치상황은 명백히 미국과 남조선이 초래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특히 "자주권과 안전 이익을 침해하려는 적대 세력들의 그 어떤 기도에 대해서도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끝까지 초강력 대응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비질런트 스톰을 무력도발의 원인으로 돌리는 한편 향후 재차 감행할 군사행동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안보리 회의 개최를 앞두고 자신들의 무력 시위가 정당한 자위권 차원에서 이뤄졌음을 주장하려는 의도도 다분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대변인 성명에서 "미국은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외무성 대변은은 “이미 우리는 미국이 자기의 안보리익을 해치는 엄중한 사태발생을 바라지 않는다면 도발적인 비질런트 스톰 연합공중훈련을 당장 중지해야 한다는것을 명백히 경고했다”고도 했다.
북한은 “불안정한 현 군사정전체계하에서 교전일방을 겨냥한 공격형전쟁연습이 초래할수 있는 위험한 충돌현상을 예방하고 조선반도와 지역에 안정적인 안보환경을 마련하려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평화애호적인 노력과 인내심의 발현”이라며 “우려스러운 사태발전을 두고 지역내 나라들도 조선반도정세가 현 불안정국면에 처하게 된 맥락과 근원을 정확히 진단하면서 책임있는 당사자들이 성의있는 실천행동으로 긴장완화조치를 취할것을 거듭 호소하고있다”고 지적했다.
외무성은 "그러나 미국은 그 무슨 도발을 억제하고 대비한다는 구실 밑에 침략적인 연합공중훈련을 강행하는 것으로 대답하였으며 우리의 정당방위 대응 조치를 걸고 4일까지 예정되었던 훈련 기간을 연장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까지 소집하는 도발적 망동을 거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위를 주권국가의 안전에 대한 엄중한 침해로,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국제 사회의 염원에 대한 파렴치한 도전으로 낙인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 배격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미국이 추종세력과 야합하여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개시한 이후에 진행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의 군사훈련은 적대적 도발 행위에 대한 응당한 반응이며 행동적 경고"라고 했다.
무엇보다 최근 군사적 긴장 고조에 대해 "명백히 미국과 남조선이 우리에 대한 '압도적 대응'을 운운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합동공중타격훈련을 벌려놓은 것으로 하여 초래"된 것이라고 책임을 한미에 돌렸다. 외무성은 또 "조선반도 정세가 오늘의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지역 내 동맹 세력을 발동하여 제재 압박과 군사적 위협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일방적인 무장 해제를 강요하려는 미국에 절대적 책임이 있다"며 미국을 정조준했다.
마지막으로 외무성은 "지속적인 도발에는 지속적인 대응이 뒤따르기 마련"이라며 "앞으로 정세가 어떻게 번져지든, 그 어떤 상상 못할 사태가 발생하든 국가의 존엄과 자주권, 인민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정의의 길에서 우리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지난 3일에도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 연장에 반발해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명의로 담화를 내고 "엄청난 실수", "현 상황을 통제불능의 국면에로 떠밀고 있다"는 등의 표현으로 위협하더니 야밤에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이후 하루 만인 4일 오전 11시께부터 오후 3시께까지 군용기 약 180여 개를 띄워 무력시위에 나섰다. 그동안 북한은 지난 8월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를 시작으로 9월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의 입항, 10월 호국훈련, 11월 '비질런트 스톰'에 이르기까지 미국이 참여하는 훈련이 있을 때마다 이를 구실로 군사행동을 이어가고 있어 비질런트 스톰 연장에 따라 재차 무력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대외선전매체들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언급한 것을 두고도 비난을 쏟아냈다.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대결광, 호전광들이 신성한 주권국가의 '정권 종말'이라는 악의에 찬 도발적 망언들까지 서슴지 않고 내뱉었다"며 "아무리 하고싶어도 절대로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어떤 세력이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의 군사적 대결을 기도한다면 그들은 소멸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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