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생존자 트라우마 더 커질 것"...공감 O·조언 X
[앵커]
이태원 참사 발생 일주일이 지났지만,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고통은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상으로 복귀한 이들 주변 사람들이 잘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게 필요한 때입니다.
신윤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가족을 갑자기 잃은 충격과 슬픔 속에 장례까지 치르느라 자신을 돌볼 겨를 없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
일상으로 복귀한 뒤 상실감과 정신적 고통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주변 사람들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도움은 '경청'과 '공감'이라고 조언합니다.
[정찬승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위로에 앞서서 반드시 해야 할 것은 공감입니다. 그 사람의 감정을 느껴보는 것입니다. 그것이 되어야만 진정한 도움이 되는 위로를 할 수 있습니다.]
희생자나 가족을 비난하는 건 물론이고, 섣부른 위로나 조언도 반감을 유발하거나 지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삼가야 합니다.
[백종우 /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살 사람이 살아야지, 자식 때문에 살아야지, 이 말을 유가족들이 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런데 옆에서 도우려고 하는 분들이 얘기하는 건 유가족의 입장에서는 결이 맞지 않거든요. 얼마나 힘든지 몰라준다는 마음이 들기 쉽기 때문에….]
현장에서 살아남거나 구조를 도운 사람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죄책감 등 정신적 문제를 겪을 수 있습니다.
[백종우 /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초반에는 오히려 현실인지, 꿈 같고 받아들여지지도 않고요. 누군가는 지연돼서 몇 달 후에 심지어는 몇 년 후부터 아프기도 하거든요. 재난을 겪은 분들에게 시간은 의미가 없습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길게는 수년씩 겪을 수 있는 만큼 전문적인 도움을 초기에 받는 게 중요합니다.
[정찬승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내가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때는 반드시 상담가가 알려드립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할 때 상담과 치료에 손을 내미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유가족에게 대면 및 전화 상담과 트라우마 치료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전국 각지 분향소에서 마음 안심 버스를 확대 운영하는 등 심리 지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YTN 신윤정입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YTN 신윤정 (yjshin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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