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전기차에 가장 가까운 하이브리드차” 르노 XM3 하이브리드

“전기차에 가장 가까운 하이브리드 자동차입니다.”

주수연 르노코리아자동차 마케팅 총괄 디렉터는 지난 2일 부산에서 열린 ‘XM3 이테크(E-TECH) 하이브리드’ 시승 행사에서 이 차를 이렇게 소개했다.

실제 XM3 하이브리드를 타고 약 60㎞ 주행해 보니, 이 말에 공감이 갔다. 시속 50㎞ 이하 도심 저속주행에서 XM3 하이브리드의 주행은 전기차를 빼닮아 있었다. 고속 주행에서도 회생제동이 개입하는 ‘B모드’ 주행을 지원해 마치 전기차처럼 도로를 달렸다.

XM3 하이브리드. /고성민 기자

XM3 하이브리드는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M3′의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차체 크기는 XM3 가솔린 모델과 같다. 전장(차 길이) 4570㎜, 전폭(차의 폭) 1820㎜, 전고(차 높이) 1570㎜다. 쿠페형 SUV라 전고가 낮지만, 최저 지상고(땅과 자동차 바닥 사이의 거리)가 186㎜로 동급 차량 대비 꽤 높다.

XM3 하이브리드는 1.6 MPi 가솔린 엔진과 구동모터, 시동모터 등 두 개의 전기모터를 통해 합산 최고 출력 145마력, 최대 토크 15.1㎏·의 성능을 발휘한다. 구동 전기모터는 36㎾, 발전 기능을 겸하는 고전압 시동모터는 15㎾ 출력을 낸다. XM3 하이브리드 구동계는 르노그룹 F1 경주차에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기술 노하우를 접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예컨대 시동모터는 가솔린 엔진의 RPM(분당회전수)을 제어해 빠르고 부드러운 변속을 지원한다.

실제 주행에서 XM3는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 엔진 개입 없이 전기 모터만으로 부드럽고 매끈하게 출발했다. 시속 50㎞ 이하 도심 저속 주행에서는 특히 변속 충격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부드럽게 가속해 전기차를 운전하는 듯했다. 전기모터 특유의 높은 토크로 초반 가속이 경쾌하고, 실내도 전기차처럼 조용했다. ‘원 페달 드라이빙(가속 페달 하나로 가감속을 모두 수행하는 운전방식)’이 가능하다는 점도 전기차의 모습을 빼닮았다.

XM3 하이브리드. /고성민 기자

시속 100㎞ 안팎의 고속 주행에선 내연기관차의 모습으로 변모했다. 모터보다 엔진의 개입이 많아지며 묵직하게 달린다. 고속 주행에서도 회생제동이 개입해 연료를 절약하는 B모드 주행이 가능해, 이 차의 지향점이 ‘가장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차’라는 것이 다시금 생각이 났다. 다만 고속 주행에서 회생제동 강도는 그리 크지 않았다.

XM3 하이브리드. /고성민 기자

시승 구간은 동해고속도로 해운대IC(나들목)에서 장안IC를 통과하는 곳이었는데, 고속도로에서는 이 차의 아쉬운 가속력이 보였다. XM3 하이브리드는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약 10초대로 늦은 편이다. 특히 시속 80㎞쯤부터 가속이 급히 더뎌져, 속도감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하이브리드차의 정체성이 스포티한 주행과 속도감보다 연비와 쾌적한 주행에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단점보다 장점이 눈에 들어왔다. 이번 시승 구간에서 차의 여러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연비 주행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종종 급가속·급감속하며 달렸는데도 차에서 내릴 때 계기판에 연비가 리터(ℓ)당 16.4㎞를 기록하고 있었다. XM3 하이브리드의 정부 공인 표준 연비는 복합 기준 리터당 17.0~17.4㎞다.

XM3 하이브리드. /고성민 기자

XM3 하이브리드는 기존 XM3 가솔린 모델과 구분되는 디자인 요소를 차량 곳곳에 배치했다. 차량 전면 ‘F1 다이내믹 블레이드 범퍼’를 기본 적용했고, XM3 하이브리드 전용 색상으로 ‘일렉트릭 오렌지’와 ‘웨이브 블루’를 새로 도입했다.

전 트림에서 오토 홀드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정차 및 재출발), 차간거리경보시스템,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 등을 기본 사양으로 장착했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무선 연결을 지원한다. 트렁크 용량은 487리터다.

XM3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트림별로 ▲RE 3094만원 ▲인스파이어(INSPIRE) 3308만원 ▲인스파이어 e-시프터 3337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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