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기업용 5G 특화망… 삼성·화웨이·에릭슨, 통신 장비 경쟁 불붙었다
통신장비 업체에 새 시장 열려
삼성전가까지 뛰어 들며 경쟁 치열
새 고객 얻고자 5G 특화망 ‘올인’
5세대 이동통신(5G) 특화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회의 땅’으로 주목받고 있다.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 등 통신장비 3강 이외에 삼성전자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5G 특화망은 기업이 건물이나 공장 등에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직접 주파수를 할당받고 기지국을 구축해 현장에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5G 주파수의 3.4~3.7㎓ 시장이 포화 상태가 되면서 전 세계 통신장비회사들이 5G 특화망에 ‘올인’하는 것이다.
◇ 5G 특화망 확장성에 통신장비 업체들 ‘올인’
5일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올해 통신장비 시장 성장률은 4%대로 추산된다. 2021년에는 전년 대비 7%의 성장률을 보이는 등 4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의 총매출액은 2017년 이후 20% 증가한 약 1000억달러(약 14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매해 통신장비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특히 5G 특화망이 주목받는 것은 5G 특화망의 확장성과 이로 인해 통신장비 업체들 간 점유율 변동 가능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5G 특화망은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이기 때문에 통신 시장에서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게다가 5G 28㎓ 대역에 대한 통신사들의 투자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5G 특화망이 통신장비 업체들에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5G가 상용화되면 28㎓ 대역이 전국망에 깔릴 것으로 기대됐지만, 28㎓ 같은 고주파수는 커버리지가 좁기 때문에 설비투자비가 일반 시설투자보다 10배 많이 필요하다. 결국 국내에서 5G 28㎓ 기지국은 애초 목표 대비 10%밖에 채우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28㎓와 4.7㎓ 대역을 쓰는 5G 특화망 시장이 통신장비 업체들에 기회가 된 셈이다.
특히 통신장비의 특성상 통신사들은 주로 이전 세대에서 사용하던 업체의 장비를 다음 세대에서도 사용하는 편이다. 예컨대 4세대 이동통신(4G) 장비를 에릭슨 것을 썼다면 5G 장비도 에릭슨 것을 쓰는 식이다. 통신 장비의 유지 보수 문제나 호환성 때문에 한번 구입하면 계속 같은 브랜드를 쓰는 게 유리하다. 앞으로 다가올 6세대 이동통신(6G) 시장을 위해서라도 5G 특화망 시장을 잡는 게 장비 업체들에 필수적인 것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예전에는 통신장비 업체들 간 점유율 변동이 일어나기 힘든 구조였다. 하지만 5G 특화망 시장이 열리면서 장비를 구매하는 주체가 통신사뿐 아니라 일반 기업으로 확장됐다. 따라서 장비 성능이 경쟁사보다 뒤처지지 않는다면 점유율 낮은 장비업체들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게 된다.
◇ “국내 사설망 시장, 2027년 4870억원 달할 것”
5G 특화망은 국내에선 이음5G로 불리는데, 최근 이음5G 전용 장비가 잇따라 인증을 받았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이음5G 전용 장비는 5G 통합형 기지국인 컴팩트 매크로(Compact Macro)와 라디오 기지국으로 이음5G 전용주파수인 4.7㎓와 28㎓ 대역을 모두 지원한다. 방대한 데이터를 클라우드나 서버에 신속하게 올릴 수 있도록 주파수 업로드 비중을 일반 통신망 대비 두 배로 확대했다.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첫 번째로 이음5G 주파수 할당과 기간통신사업 등록을 완료한 네이버클라우드가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삼성전자의 이음5G 전용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에릭슨엘지의 이음5G 전용 장비(EP5G)도 4.7㎓와 28㎓ 대역의 주파수를 모두 지원한다. 이음5G 3호 사업자인 SK네트웍스서비스가 에릭슨엘지의 전용 장비를 선택했다. SK네트웍스서비스는 지난달 5G 특화망을 구축한 ‘경남 1호 공장’ 선포식을 열었다. 앞으로 이음5G와 제조운영체제의 데이터 연동을 통해 자율주행로봇 작동, 디지털트윈 기반 공정 관리 모니터링 등의 서비스를 시행하는 게 목표다.
중국 화웨이 장비는 국내에서 5G 특화망과 관련해선 쓰이지 않고 있지만, 전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현재 1위는 화웨이다. 미국과의 무역분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화웨이는 5G 특화망 전용 장비를 따로 내놓지는 않고, 기존 장비들을 각 기업이 원하는 용도에 맞게 커스터마이징(맞춤 제작)한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전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는 지난해 점유율 28.7%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에릭슨(15%), 3위는 노키아(14.9%), 다음으로는 ZTE(10.5%), 시스코(5.6%), 삼성전자(3.1%), 시에나(2.9%) 등의 순이었다. 화웨이의 중국 매출을 제외하더라도 화웨이 시장 점유율은 18%로 여전히 1위다.
델오로는 “화웨이는 통신 분야를 선도하는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조사에는 광대역 액세스, 마이크로웨이브 및 옵티컬 전송, 모바일 코어 네트워크(MCN), 무선 액세스 네트워크(RAN), 광전송 및 서비스 공급자(SP) 라우터, 스위치 장비 등이 모두 포함됐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5G 특화망 관련 통신장비 시장은 2019년 9억달러(약 1조1400억원)에서 2024년 57억달러(약 7조20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도 5G 특화망을 포함한 국내 사설망 시장은 연평균 30% 증가해 2027년 3억8500억달러(약 48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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