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당일 13만명 몰린 이태원역…'비극의 골목'과 뭐가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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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156명이 발생한 '이태원 참사' 당일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승객은 13만명에 달했다.
지하철 열차 내부와 역사 내에도 수만명의 인파가 동시에 몰렸음에도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던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자칫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군중 밀집' 상황이었으나 다행히 지하철 내부나 역사에서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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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질서관리'인원 6배↑ 대응…병목현상 막아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사망자 156명이 발생한 '이태원 참사' 당일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승객은 13만명에 달했다. 지하철 열차 내부와 역사 내에도 수만명의 인파가 동시에 몰렸음에도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던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하루 동안 이태원역 승차 인원은 4만8558명, 하차 인원은 8만1573명으로 13만명 넘는 인파가 이태원역을 오갔다.
지난달 24일 승하차 인원은 2만2494명, 25일 2만3624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태원역에 29일 당일 평소보다 6배에 달하는 승객이 몰렸던 셈이다.
지난달 29일 시간대별 하차 인원은 오후 7~8시가 1만1873명으로 가장 많았고 오후 8~9시 1만1666명, 오후 6~7시 1만747명, 오후 9~10시 9285명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간대 이태원역 승차인원은 오후 9~10시 6421명, 오후 8~9시 5640명, 오후 7~8시 4448명, 오후 6~7시 3487명 순이다. 이날 오후 6시 이후 시간대별로 2만명에 가까운 인파로 몰려 지하철 역사가 매우 비좁고 혼잡도가 극심했다.
자칫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군중 밀집' 상황이었으나 다행히 지하철 내부나 역사에서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날 이태원역 질서 유지를 위해 평소의 6배에 달하는 직원을 투입했다. '질서 유지' 담당 직원은 평소 3~4명인데 당일에는 26명이 역사 내 주요 지점에 배치돼 일방통행을 유도했다.
지하철 과밀화는 출퇴근길 '지옥철' 등 서울에서 일상이다. 2호선 잠실운동장역, 5호선 여의나루역 등 인근 야구 경기나 벚꽃 축제·불꽃 축제가 열릴 때 일시적으로 지하철역이 혼잡한 경우도 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교통공사에서는 핼러윈 데이 인파에 대비해 지난달 29일 자체적으로 지하철 역사 내 혼잡도 관리에 나선 것이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지하철 역사에 승객이 몰리면 같은 계단이더라도 내려가는 승객이 많은 순간이 있고, 올라가는 승객이 많은 순간이 있다"며 "적절한 통제를 하지 않으면 동선이 꼬이고 병목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평소보다 많은 인력을 배치했고, 그래서 역사 내 안전사고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5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해밀톤호텔 인근 골목도 비좁긴 했지만 일방향 통제만 이뤄졌더라면 비극적인 압사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을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많다.
교통공사는 당일 이태원역에서 양방향 열차 도착 시간도 겹치지 않도록 조정해 승·하차 인원이 동시에 이태원역 내에 최대한 몰리지 않도록 조치하기도 했다.
다만 당일 경찰, 서울시 등과 협조해 '이태원역 무정차'가 이뤄졌다면 이태원 일대 인파를 더 효율적으로 관리 가능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 한때 경찰과 교통공사 간 책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당일 오후 9시38분과 발생 직후인 오후 11시11분 총 두 차례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는 "경찰이 주장하는 오후 9시38분은 역장이 파출소, 치안센터장에게 '귀갓길 승객이 승강장에 포화상태이니 일시적으로 외부 출입구 유입 승객을 막아달라'고 요청한 시간"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경찰이 재반박했지만 교통공사는 기관 간 책임 떠넘기기로 비춰진다며 더 이상의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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