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녀 폭행하고 세탁기에 넣어 작동까지…40대에 징역 3년6개월

재판부 “의심과 억측으로 비상식적이고 잔혹한 행동 저질러”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 정했다”

뉴스1

 
내연녀를 폭행한 것도 모자라 세탁기에 넣고 기기를 작동시키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은 4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4일 전주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이종문)는 중감금치상과 특수상해, 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5)씨에게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 5월 15일 오전 10시부터 약 15시간 동안 내연녀 B씨를 자신의 집에 감금한 뒤 세탁기 안에 넣고 둔기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의 두 발을 줄로 묶은 뒤 폭행을 이어갔으며, 세탁기 뚜껑을 덮은 뒤 기기를 작동시키는 등 엽기적인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를 다짜고짜 세탁기에서 꺼낸 뒤 “30억원을 내놓으라”며 폭행을 이어갔고 B씨의 양발을 줄로 묶고 화장실을 다녀오게 하는 등 도망가지 못하도록 감금했다.

B씨는 계속 맞다가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감에 휩싸여 “집에 30억원이 있다”며 거짓말을 하고 도망갈 틈을 노렸다.

A씨는 차에 B씨를 태우고 집으로 갔으나 B씨가 거짓말을 한 사실을 뒤늦게 알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묻어버리겠다”며 또 폭력을 행사했다.

B씨는 코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조사 결과 A씨는 B씨가 자신의 아내와 공모해 자신의 돈을 빼돌리려고 하는 데다 B씨가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해 일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A씨의 범행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11월 19일에도 경남 통영에서 또 다른 내연녀 C씨의 목을 조르고 폭행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연인관계에 있던 피해자에 대한 의심과 억측으로 비상식적이고 잔혹한 행동을 저질렀고, 피해자가 용서하고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계속해서 범행을 그치지 않아 엄정한 처벌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다만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반성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이같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