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용산서장, 새벽 1시 장관 브리핑때도 안보였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현장 최고 책임자 중 한 명인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이 그날 오후 11시 5분에 참사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참사가 난 후 50분 뒤다. 경찰청이 취합한 당시 상황보고에는 ‘용산서장이 오후 10시 20분 현장에 도착해 지휘를 시작했다’고 돼 있다. 이 내용이 허위임이 드러나면서 감찰팀이나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 안팎에서는 이 총경의 당시 행적에 대한 의문이 더 커지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 총경은 사고 당일 용산 일대의 집회 대응을 지휘한 뒤 용산경찰서 인근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가 오후 9시 30분쯤 처음으로 이태원 일대의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식당을 떠났다고 한다. 당시 이 식사 자리엔 다른 한 사람이 더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감찰팀에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식당의 이름과 위치도 이날 언론에 확인됐다. 이 식당은 참사 현장으로부터 차로 이동할 때 약 3㎞쯤 거리에 있어 보통 때 10분 정도 걸리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날 그가 참사 현장에서 약 80m 떨어져 있는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한 것은 오후 11시 5분이었다. 약 95분이 걸린 셈이다. 이 시간 동안 이 총경이 무얼 하고 있었는지가 경찰 특수본 수사의 핵심 사안 중 하나다.
또 특수본 안팎에서는 현장 도착 이후에도 이 총경의 행적이 불분명하다고 의심한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30일 새벽 1시 5분 이태원을 찾아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 등에게 현장 상황을 보고받을 때도, 이 총경은 주변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밤 잇따라 현장에서 열린 상황 브리핑 때도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네 차례 브리핑을 주관했는데, 경찰 관계자가 참석한 것은 새벽 4시 20분쯤 열린 세 번째 브리핑 때였다. 그때도 당시 용산서장인 이 총경이 아니라, 용산서 형사과장이 나왔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경찰 사이에서는 이 총경이 주로 이태원파출소 내에 있었다는 증언도 있다. 3층짜리 파출소 건물 옥상 등에 올라가기도 하며 상황을 보고 지휘를 했다는 것이다. 현장 브리핑을 맡았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본지 통화에서 “(이 총경을) 현장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다”고 말했다. 참사 현장에서 볼 수 없었던 이 총경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건 30일 오전 10시쯤 윤석열 대통령이 현장을 찾았을 때였다.
감찰팀이나 특수본은 이 총경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 공백 기간인 90분은 물론, 현장 도착 후에도 그가 지휘를 제대로 했는지에 대해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용산서 상황 보고 기록에 따르면 이 총경 지휘 기록은 총 6번 나온다. 30일 오전 0시에 구급차 통행로 확보를 지시했고, 0시 45분에 전 직원 비상소집을 했다. 오전 1~3시 사이 4차례 골목 순찰 강화, 112 신고 지원 등을 지시했다. 하지만 앞서 ‘10시 20분 현장 지휘’가 허위인 만큼, 이 기록의 진위도 조사 대상이다. 지휘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확인되면 이 총경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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