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계열사 직원, 근로감독관 서류 몰래 촬영했다 덜미

대전고용노동청, 경찰에 신고

지난달 발생한 제빵공장 근로자 끼임 사고와 관련해 정부의 근로감독을 받고 있는 SPC그룹의 계열사 직원이 감독관의 서류를 무단 촬영했다가 덜미가 잡혔다.

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쯤 대전고용노동청의 감독을 받던 SPC삼립세종생산센터에서 이 회사 직원이 감독관의 서류를 뒤져 감독계획서를 무단 촬영했다. 당시 파견된 감독관 등 당국자는 총 9명이었으며, 이들은 현장 감독을 위해 회의실에 가방을 두고 자리를 비운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계획서에는 대전고용노동청의 감독 일정과 감독관 편성 현황 등이 기재돼 있었다. 이 직원은 촬영한 사진을 사내 메신저에 처음 올렸으며, 유출된 사진은 SPC삼립 본사 및 다른 SPC 계열사 등에 공유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고용노동청은 이날 오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직원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또 산업안전보건법상 감독관의 점검 방해 혐의로 과태료(최대 1000만원)를 부과할 예정이다.

고용부는 SPC삼립에 엄중 경고하는 한편, 관련자에 대한 문책을 요청할 계획이다. 감독 일정도 변경할 방침이다. 고용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파리크라상 본사를 비롯해 SPC그룹 계열사 20개 총 64개 사업장 전부에 대해 근로감독을 시행하고 있다. 근로감독이란 근로감독관이 근로기준법 등 각종 노동법 위반 사항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근로감독관은 고용부 소속 공무원이지만 특별사법경찰관 신분으로 수사권이 있고, 근로감독 결과를 토대로 검찰에 송치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