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광산 구조자들, 비닐 텐트 치고 커피믹스 먹으며 버텨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 사고로 고립됐던 광부 2명이 10일만인 4일 오후 11시 3분쯤 구조돼 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뉴스1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 매몰사고 발생 후 221시간만인 4일 오후 11시 3분에 극적으로 구조된 선산부(조장) 박모(62) 씨와 후산부(보조작업자) 박모(56) 씨는 고립 당시 가지고 있던 커피믹스를 나눠 먹으면서 버틴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소방본부 한 관계자는 구조된 작업자들을 치료 중인 경북 안동병원 응급실 앞에서 5일 0시 25분쯤 기자들과 만나 “고립자들은 가지고 있던 커피믹스를 밥처럼 드셨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커피믹스가 떨어졌을 때는 (위에서) 떨어지는 물을 드시면서 버텼다고 했다”며 “저희하고 대화를 나누실 만큼 건강 상태는 괜찮았다”고 전했다.

구조 당국에 따르면 구조된 광부들은 폐갱도 내에서 바람을 막기 위해 주위에 비닐을 치고, 모닥불을 피워 추위를 견뎌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두 사람은 안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안동병원 응급의학과 나현 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구조된 두 분 모두 열흘 정도 못 드시고 굶으신 것에 비하면 상태가 양호하고 생체 징후도 안정적”이라며 “당장 수술을 하거나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번 사고는 지난달 26일 봉화군 재산면 길산리 한 아연 채굴 광산 제1 수직갱도에서 펄(토사) 약 900t(업체 측 추산)이 쏟아지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생환한 봉화 광산에 고립된 광부 2명이 지냈던 갱도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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