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상원 지켜야 재선 명분…트럼프, 결과 무관 재등판 유력 [미 중간선거 D-3, 미국·세계 정세 어디로]
SPECIAL REPORT
셋째, 팬데믹 위기 속에 치러진 2020년 대선 때 우편 투표와 도로 투표 등 다양한 투표 방식이 확대 도입됐지만 대선 후 보수 성향의 주 의회들은 이를 다시 엄격하게 고치기 시작했다. 차기 대선을 2년 앞둔 이번 중간선거에서 최장수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이 선거 공정성이란 해묵은 논란에 또다시 휩싸이게 될지도 모르는 이유다. 넷째, 미국 중간선거에서 이번처럼 국제 이슈가 아예 종적을 감춘 적도 드물다. 심지어 최대 관심사인 중국 문제도 거의 거론되지 않고 있다.
현재 117대 하원에서 212석을 보유한 공화당은 새로 6석만 추가하면 과반인 218석을 차지하게 된다. 양당제가 구축된 이래 1862년부터 2018년까지 40차례의 중간선거 결과 대통령 소속 정당이 의석을 상실한 경우는 36회에 달한다.
50대 50으로 양분돼 있는 연방 상원 선거는 그야말로 초박빙 상황이다. 민주당은 네바다·뉴햄프셔·조지아·애리조나를 지켜야 하고 공화당은 오하이오·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를 수성해야 한다. 여기에 콜로라도·유타 등도 와일드카드 복병으로 거론된다. 변수는 미 상원의 경우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60석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공화당이 상원에서 승리하더라도 60석을 넘기긴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더욱이 하원의 동의 없인 상원 주도의 입법은 불가능한 게 미 의회 구조다. 차기 대선 때까지 미국 내 통상적인 입법 정치는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중간선거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번 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재선 포기에 대한 압박이 가중될 게 뻔하다. 의회에서도 향후 2년간 공화당의 중도 성향 상원의원들과의 협력과 제휴를 통해 주요 입법안 처리를 모색하려 하겠지만 대선이 다가올수록 그 가능성은 급격히 줄어들 공산이 크다. 반면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원이라도 지키는 데 성공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재대결을 명분으로 재선에 나설 수 있는 여지가 한층 넓어질 것이다.
국제 이슈가 비록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자취를 감췄지만 차기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다시 주요 논쟁거리로 부상할 가능성도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4년간의 대외 정책과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의 장이 됐어야 할 2020년 대선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흐지부지된 측면이 없지 않은 만큼 2024년 대선에서는 이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가 시도될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불붙여 놓은 미국 우선주의와 중국 견제 전략과 관련해서도 이를 어떤 방식으로, 또 어느 정도 수준으로 가속화할 것이냐를 놓고 중간선거 이후 차기 대선 때까지 2년간 치열한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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