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ℓ당 27km?" XM3 E-TECH 하이브리드, 연비 끝판왕 탄생(영상)
공인 연비 17.5km/ℓ지만 최대 27.5km/ℓ까지 구현
다소 좁은 뒷좌석·차음성·가속 성능 아쉬워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쿠페형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던 르노코리아자동차(르노코리아)의 'XM3'가 하이브리드(HEV) 심장을 달고 다시 국내 시장 문을 두드렸다. 이미 '아르카나'라는 이름으로 유럽 시장에서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XM3 E-TECH 하이브리드'가 하반기 국내 시장 판도 변화를 주도할 수 있을까.
지난 2일 부산 기장에서 울산 범서읍까지 시승을 하며 르노코리아 XM3 E-TECH 하이브리드의 특징과 장단점을 살펴봤다.
하루 동안의 짧은 시승기를 통해 느낀 신차의 특징을 요약하자면, 'XM3 E-TECH 하이브리드'는 날렵한 외관에 걸맞게 준수한 주행성능을 보여줬다. 변속기가 장착됐음에도 변속 충격이 거의 없고, 내연기관 엔진의 개입을 최소화해 정숙성과 연비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특히, ℓ당 17.5km라는 공인 복합연비가 무색할만큼, 20km는 기본으로 뛰어넘고 최대 27.5km까지 나오는 등 사실상 전기차와 비슷한 수준의 경제성을 보여줬다. 다만, 쿠페형 디자인으로 나타나는 좁은 트렁크와 뒷좌석, 다소 갑갑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가속력이 아쉬웠다.
디자인을 살펴보면, 우선 외관에서 '일렉트릭 오렌지'와 '웨이브 블루' 색상의 강렬함이 시선을 끌었다. 르노코리아 측에선 해당 색상이 각각 역동성과 친환경을 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도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검은색, 흰색, 회색 등 무채색 자동차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기존 XM3 모델과 디자인 변경이 크진 않았지만 전면부 인상은 곳곳에 세심하게 다듬어진 흔적이 보인다. XM3 E-TECH 하이브리드에는 F1 머신과 같은 고성능 차량의 공기 흡입구를 묘사한 'F1 다이내믹 블레이드 범퍼'가 적용됐다. 18인치 알로이 휠을 장착하고, 전면 범퍼와 측면부 가니쉬(장식)로 블랙 하이그로시(검정 광택)와 크롬 장식을 장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쿠페형 SUV답게 완만하게 떨어지는 C필러 라인이 날렵함과 역동성을 강조했다. 특히, 좌우가 이어진 느낌의 테일램프는 차량이 더 크게 보이는 효과를 준다.
소형 SUV임에도 내부 넓이와 운전석 크기는 불편함이 없었다. 성인 남성이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불편함 없이 앉을 수 있었고, 다리 공간(레그룸)도 무릎이 앞좌석 시트나 글로브박스에 닿지 않았다. 특히, 앞좌석 시트 뒷부분을 일부 깎아 레그룸을 확보하는 공간활용이 돋보였다. 하지만, 쿠페형 디자인의 최대 단점인 머리 공간은 아쉬움이 남았다. 키 174cm 기준으로도 머리와 천장 사이에 주먹 한개가 들어갈 수 있을 만큼의 공간이 남았다. 다만, 180cm 이상의 탑승자라면, 머리가 닿을 수 있을 것 같다.
트렁크는 487ℓ로 쿠페형인데다 소형임을 감안한다면 공간이 많이 확보됐지만, 일반 SUV와 비교했을 땐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 2열 시트를 접으면 더욱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 차박은 '나홀로'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내부 디자인은 일반 가솔린 모델의 그것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구글 안드로이드카와 애플 카플레이가 무선으로 지원되며, 내장 내비는 '티맵'이 들어가 있었다. 터치 스크린으로 실내 공조 장치를 일부만 제어하고, 디스플레이 하단의 '피아노 바(bar)'를 통해 실제 버튼으로 대부분의 기능을 제어하는 방식이다. 물리 버튼이 위에서 아래로 누르는 방식이라 주행 도중 공조장치 조작하기 편리했다.
시동을 걸고 서서히 가속페달을 밟자 전기차처럼 조용히 미끄러지듯 움직였다. XM3 하이브리드 모델은 직렬 4기통 1.6ℓ 가솔린 엔진과 3개 전기모터, 1.2㎾h의 리튬이온배터리 조합으로 최고 출력 145마력, 최대토크는 엔진에서 15.1kg·m 전기모터에서 15.3kg·m을 구현한다. 저속에서는 모터로 구동하다, 고속이나 가속시 엔진과 함께 동작한다.
엔진 개입이 적은 만큼 정숙성이 매우 뛰어났다. 하지만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위해 진입로 오르막에 가속하는 순간, 엔진이 동작하면서 소음이 커졌다. 전기모터가 구동될 때 너무 조용했던 점이 오히려 단점으로 다가왔다. 시속 80km를 넘어가기 시작하자 고속도로 콘크리트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과 풍절음이 커지기 시작했다. 차음성 부분은 아쉬운 요소다.
가속력과 출력도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만족스러웠지만, 추월하거나 오르막길을 오를 때 주변 차량과 흐름을 맞추려면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야 했다. 운전 스타일이 속도를 즐기는 편이라면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성능이었다. 르노가 엔진 다운사이징을 선도하고 있지만, 추후 터보 모델을 추가한다면 이 같은 단점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F1 기술이 접목된 클러치 없는 변속기 'e-시프터'가 매우 만족스러웠다. 급가속을 할 때 기어를 내리는 것 외에 일상 주행에서는 변속 충격이 아예 느껴지지 않았다. 엔진 4단, 전기모터 2단으로 총 8단의 조합이 가능해 주행상황별로 적절히 힘을 분배하는 것이 느껴졌다.
주행모드는 전기모터 개입을 최대화하는 'EV주행모드', 회생제동 능력을 극대화하는 'B-모드', 드라이브 모드 등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EV모드가 아니더라도 50km 이하 저속에서는 거의 전기모터의 힘만으로 차가 주행했다. 르노코리아 측은 도심 주행에서는 최대 75%까지 모터로만 주행이 가능하다 설명했다. 서울 시내의 경우 시내에 시속 50km 속도 제한이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제로 시내에서는 모터로만 주행이 가능할 것 같았다.
B-모드로 전환하자마자 회생제동이 매우 강하게 적용됐다. 일반 주행을 하다 브레이크 페달을 약 30~40% 밟은 수준으로 속도가 저하됐다. 1초당 속도가 거의 시속 5~8km가까이 떨어졌다. 강한 회생제동이 걸림에도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아 자칫 사고가 날 수도 있다는 걱정도 나왔다. '원페달 주행'이 가능하지만 자칫 방심해 가속페달에 발을 빨리 떼면 차가 울컥거리며 앞뒤로 흔들렸다. 회생제동의 강도를 조절할 수 없다는 점이 매우 아쉬웠다.
하이브리드 차량인만큼, 연비는 매우 뛰어났다. 다소 막히는 구간에서 시내주행을 하고, 고속도로에서도 급가속과 감속을 자주 했는데도 목적지에 도착해 확인한 연비는 ℓ당 20.2km다. 이날 시승행사에서 꽤 많은 인원이 ℓ당 25km, 많게는 ℓ당 27.5km 수준의 평균 연비를 기록했다. 연비 효율성만큼은 확실히 경쟁력을 갖췄지만, 가격까지 더했을 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만족도는 신차 판매 성적을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XM3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화와 친환경차 세제혜택 반영시 RE 3094만 원, INSPIRE 3308만 원, INSPIRE(e-시프터) 3337만 원이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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