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직 기강 붕괴 심각하다

논설위원실 논설위원 2022. 11. 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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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전후 경찰 간부들의 근무 태만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임박한 사고 위험 경보를 묵살했으며 자리를 지키지 않았거나 제때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은 사고 발생 45분 전인 오후 9시 30분 삼각지 인근에서 식사하던 도중 용산서로부터 압사 위험 보고를 받았다.

그날 충북 제천을 방문한 윤희근 경찰청장은 참사 발생 45분이 지났는데도 모른 채 잠이 들었다가 이튿날 0시 14분 경찰청 상황담당관의 전화를 받고 사고를 인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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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이태원 참사 전후 경찰 간부들의 근무 태만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임박한 사고 위험 경보를 묵살했으며 자리를 지키지 않았거나 제때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은 사고 발생 45분 전인 오후 9시 30분 삼각지 인근에서 식사하던 도중 용산서로부터 압사 위험 보고를 받았다. 사고 현장까지 1.8㎞로 걸어서 30분 이내 거리인데 이 서장은 오후 11시 5분에야 참사 현장 인근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했다.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의 류미진 야간상황실장은 상황실이 아니라 아예 자신의 사무실에 있었다. 상황팀장은 ‘압사 위험’ 신고가 빗발치는데도 사고 발생 1시간 24분 뒤인 오후 11시 39분에야 류 총경에게 보고했다. 그날 충북 제천을 방문한 윤희근 경찰청장은 참사 발생 45분이 지났는데도 모른 채 잠이 들었다가 이튿날 0시 14분 경찰청 상황담당관의 전화를 받고 사고를 인지했다.

정부 내 보고 체계는 뒤죽박죽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참사 46분 만에 가장 먼저 보고를 받았고 1시간 5분 만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상황을 파악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과 윤 청장은 각각 1시간 21분, 1시간 59분이 지나서야 보고를 받았다. 게다가 세월호 참사 이후 지자체·소방당국·경찰 등 관계 기관들이 신속히 대응할 수 있게 1조 50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재난안전통신망을 만들어놓았지만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3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공습경보가 내려졌는데도 울릉경찰서장은 유연근무제를 이유로 조기 퇴근해 텃밭에서 상추를 뜯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수사 기능이 집중되다 보니 치안에 소홀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 분야에서는 레고랜드 채무 불이행 사태로 채권시장이 얼어붙는데도 당국이 뒤늦게 대처해 파장이 커졌다.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우리 군의 요격미사일 발사가 몇 차례 실패하는 등 9·19 남북 군사합의 이후 군의 기강도 해이해졌다. 국정 전반에서 공직 기강이 무너지면서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국가의 주요 책무인 안전과 안보·민생을 챙기려면 느슨해진 공직 기강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논설위원실 논설위원 opin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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