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매몰사고 2명 10일만 극적 구조…걸어 나와, 상태 '양호'

박경훈 2022. 11. 4.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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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 광산사고로 고립된 작업자 2명이 모두 생존 상태로 구조됐다.

이들은 구조대에 의해 발견됐으며 갱도 밖으로 스스로 걸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4일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3분 고립 작업자들은 사고지점 근처 갱도에서 구조대에 의해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는 광산, 한국광해광업공단(광해공단),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구조대를 편성, 구출통로를 확보하고 나섰지만, 갱도 곳곳이 막혀 있어 난항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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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아연 채굴광산 광맥 조사하다 토사 쏟아져
7명 작업자 중 2명 자력 대피, 3명 구출, 2명 고립
갱도 곳곳 막혀 난항이었지만 구조 성공, 병원 이송
"갱도 내부서 흐르는 물 마시고 모닥불 피운 것으로 보여"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경북 봉화 광산사고로 고립된 작업자 2명이 모두 생존 상태로 구조됐다. 이들은 구조대에 의해 발견됐으며 갱도 밖으로 스스로 걸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 매몰사고 열흘째인 4일 오후 11시께 구조 당국은 고립됐던 작업자 2명이 생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생환한 고립자들이 안동병원으로 이송되는 모습. (사진=경북소방본부/연합뉴스)
4일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3분 고립 작업자들은 사고지점 근처 갱도에서 구조대에 의해 발견됐다. 두 사람 모두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119 소방당국은 둘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시켰다.

소방청 관계자는 “생존자들은 갱도 내부에 흐른 물을 마시고 모닥불을 피우며 버틴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매몰자 중 한 명인 선산부(조장) 박씨(62)의 아들 박근형(42) 씨는 “아버지가 건강하게 두 발로 걸어서 갱도 밖으로 나왔다”며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 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봉화 광산 매몰사고는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경북 봉화 재산면에 위치한 아연 채굴광산 제1수직갱도(수갱) 지하 190m 지점에서 수평으로 70m가량 거리의 갱도에서 광맥을 조사하다 토사 약 900t(업체 추산)가 쏟아지며 발생했다.

당시 해당 갱도에는 모두 7명이 작업 중이었다. 2명은 자력으로 대피했고, 3명은 광산 측이 편성한 구조대에 의해 구출됐다. 하지만 조장 박씨와 후산부(보조작업자) 박씨(56) 등 2명에 대한 자체구조는 실패했고, 광산 측은 사고 발생 14시간이 지난달 27일 오전 8시 34분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는 광산, 한국광해광업공단(광해공단),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구조대를 편성, 구출통로를 확보하고 나섰지만, 갱도 곳곳이 막혀 있어 난항을 겪었다.

구조대는 반대편 제2수갱을 통해 내려가 과거 채광했다가 사용하지 않은 갱도의 낙석 등을 제거했다. 바닥에는 광차가 다닐 수 있도록 레일을 깔고, 또 갱도가 무너지지 않도록 보강하면서 전진했다.

또 지상에서는 29일부터 순차적으로 민간, 광해공단, 군부대 천공기까지 모두 12대를 동원해 대피예상지점을 시추하고 비상식량과 의약품을 내려 보냈다.

이날 구조 현장을 지휘한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는 “생존자들은 스스로 걸어 나올 정도로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끝까지 생명의 끈을 놓치 않고 버텨준 생존자 분들에게 경의를 느끼고 무사 쾌유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 매몰사고 열흘째인 4일 오후 11시께 구조 당국은 고립됐던 작업자 2명이 생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생환한 고립자들이 구조를 기다리며 지냈던 갱도 내 모습. 추위를 견디기 위한 비닐막과 모닥불이 보인다. (사진=경북소방본부/연합뉴스)
소방 당국이 경북 봉화 광산 사고 열흘째인 4일 고립된 작업자들을 위해 천공으로 내려보낼 식음료, 간이용 보온덮개, 해열진통제, 식염포도당 등을 챙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 사고 열흘째인 4일 오후 구조 당국이 고립된 작업자 2명의 생존 신호를 확인하기 위한 천공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 사고로 작업자 2명이 고립된 지 10일째인 4일 오전 고립된 작업자 박씨(62)의 첫째 아들 박근형(42)씨가 아버지의 극적인 생환을 기원하며 천공에 넣은 편지. (사진=경북도소방본부/연합뉴스)

박경훈 (vi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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