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기 선택이 SSG를 홀리기 직전… 실책 하나에 ‘키움 AI 블루스크린’

김태우 기자 2022. 11. 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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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회 치명적인 실책을 저지른 김휘집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키움은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7-6으로 이겼다.

9회 극적인 대타 역전 투런포와 연장 10회 결승타를 때린 임지열, 투혼의 투구로 팀 승리를 지킨 마무리 김재웅의 이름이 화제로 떠올랐지만 김동혁은 또 하나의 승리 주역이었다.

4-4로 맞선 7회 최원태가 선두 추신수에게 우전안타, 최지훈의 희생번트에 이어 최정에게 고의4구를 내주고 1사 1,2루에 몰리자 키움은 사이드암 김동혁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동혁이 포스트시즌 들어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건 확실하지만, 상대 타자가 좌타자인 한유섬임을 고려하면 예상하기 쉬운 교체 카드는 아니었다. 상식적으로 사이드암은 좌타자에게 불리하다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김동혁은 정규시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306)이 우타자(.255)보다 높았다.

그러나 키움의 이 수는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김동혁이 한유섬을 병살타로 처리한 것이다. 시프트를 만들어 놓고,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던져 마치 2루 땅볼을 약속이나 한 듯이 만들어냈다. 만약 여기서 SSG가 점수를 냈다면 이날 경기의 추는 SSG 쪽으로 기울어질 수 있었지만 키움의 투수 교체는 포스트시즌 들어 성공적인 성적표를 이어 갔다.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맞선 3차전에서도 키움의 투수교체는 중반까지 빛을 발했다. 키움은 외국인 에이스 에릭 요키시가 선발로 나선다는 점에서 이 경기는 반드시 잡고 가야 할 필요가 있었다. 요키시는 기대에 부응했다. 경기 초반 흔들리기는 했지만 실점하지는 않았고, 5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러나 키움도 정규시즌에 강했던 오원석을 상대로 이렇다 할 공격 활로를 뚫지 못하고 1점을 내는 데 그쳤다. 1-0으로 앞선 6회에는 요키시가 선두 최정, 1사 후 라가레스에게 안타를 맞으며 1,3루 위기에 몰렸다. 투구 수도 80개를 넘긴 상황이었다. 여기서 부터가 키움 벤치의 시험대였다.

요키시가 박성한을 삼진으로 잡고 2사 1,3루를 만들자 키움은 우완 김선기를 마운드에 올렸다. 오태곤이 요키시에게 강한 선수였기 때문이다. 다만 김선기는 키움이 포스트시즌에서 활용하는 전형적인 필승조는 아니라는 점에서 역시 예상이 쉽지는 않은 카드였다. SSG도 당황할 법했다.

하지만 김선기가 오태곤을 3루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치며 성공적으로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고, 1-0 리드가 이어진 7회에는 최원태가 올라와 본격적인 필승조 가동에 들어갔다. 최원태는 7회를 잘 막고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그런데 키움의 투수교체 AI에 치명적인 오류 코드가 있었다. 8회 1사 후 최정 타석 때 유격수 김휘집의 송구 실책이 나오며 주자가 생긴 것이다. 평범한 타구였지만 원바운드되며 1루수 김태진을 외면했다. 예상치 못한 출루였다.

그러자 키움 벤치는 한유섬을 상대로 또다시 김동혁을 붙여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큰 타구이기는 했지만 담장 앞에서 잡히며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라가레스 타석에서 우세한 볼카운트에 계속 좋은 상황을 만들고도 7구째 체인지업이 몰리며 통한의 좌월 역전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실책이 아니었다면 없었을 실점이었다.

팀이 1-2로 뒤진 8회 무사 2루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결국은 8회 라가레스에게 투런포를 맞기 전 나온 김휘집의 실책 하나가 이날 패배의 결정적인 지분이었다. 키움은 1점 열세에도 9회 마무리 김재웅을 올려 희망을 걸었지만 1사 만루에서 대타 김강민에게 중견수 앞에 뚝 떨어지는 적시타를 허용했고, 이어 던진 불펜 투수들도 부진해며 9회에만 6실점하고 무너지며 결국 2-8로 졌다. 필승조를 다 쓰고 졌다는 점에서 더 치명적인 패배였다.

스포티비뉴스는 이번 이태원 참사로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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