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진영대결에 맞서자"… 숄츠 "대만 문제는 평화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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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진영 대결'에 공동으로 저항하자고 제안하며 미국을 견제했다.
숄츠 총리는 "독일은 진영 대결을 반대한다"면서도 "대만 문제는 평화적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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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진영 대결’에 공동으로 저항하자고 제안하며 미국을 견제했다. 숄츠 총리는 “독일은 진영 대결을 반대한다”면서도 “대만 문제는 평화적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4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숄츠 총리와 회담을 갖고 “중국은 항상 유럽을 전면적 전략 동반자로 간주하고, 유럽연합(EU)의 전략적 자주성을 지지하며, 유럽의 안정과 번영을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유럽 관계자 서로 대립하거나 의존하지 않고 제3자의 제약을 받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유럽의 좌장인 독일 및 유럽과의 관계 강화 의지를 피력하면서 유럽에 미치는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정치인은 바꿀 수 없는 것을 조용히 받아들이고, 바꿀 수 있는 것을 용기 있게 바꾸고, 그 둘을 지혜롭게 구별해야 한다’는 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 총리의 어록을 언급하면서 양국간 상호 존중을 거듭 강조했다.
숄츠 총리도 “세계는 다극화된 구도를 필요로 하고, 신흥국의 역할과 영향은 중시돼야 한다”며 “독일은 진영 대결을 반대한다”고 화답했다. 양국 간 교류와 관련해선 “중국은 독일과 유럽에 중요한 경제 및 무역 파트너”라고 치켜세우며 “독일은 무역 자유화와 경제 세계화를 지지하고 디커플링(decouplingㆍ탈동조화)을 반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양국 기업이 서로 투자ㆍ협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그러나 숄츠 총리는 중국 정부 입장에서 다소 껄끄러울 만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리커창 국무원 총리와 별도 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독일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면서도 “대만에 대한 어떠한 현상 변경도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상호 합의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직격했다. 지난달 중순 중국 당대회 업무보고에서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시 주석의 강경 발언을 우려하는 듯한 언급이었다.
또 숄츠 총리는 “러시아가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하도록 시 주석이 러시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또 “인권은 보편적이며 특히 소수자의 권리에 적용된다”면서 신장 위구르족 인권 침해 문제도 제기했다.
시 주석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우려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호소하면서 “핵무기는 사용해선 안되며 유라시아 대륙에 핵 위기가 출현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위태로워진 글로벌 공급망 안정, 에너지ㆍ식량ㆍ금융 협력 등도 강조했다.
숄츠 총리는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중국을 찾은 첫 번째 유럽 국가 정상이다. 숄츠 총리 방중단에는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 롤란드 부쉬 지멘스 CEO, 벨렌 가리호 머크 CEO, 크리스티안 제윙 도이체방크 CEO, 마르틴 브루더뮐러 BASF 이사회 의장 등 재계 유력 인사들도 다수 포함됐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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