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광우의시네마트랩] 사라진 ‘의리적 구토’ 즐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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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5년 12월 28일에 뤼미에르 형제는 그들이 찍은 단편영화들을 파리 그랜드 카페의 인디아 살롱에서 유료 공개했다.
그래서, 이런 선례를 따라서 우리나라는 김도산이 기획하고 연출한 '의리적 구토'가 당시 종로3가에 있던 단성사에서 유료 개봉한 1919년 10월 27일을 한국 영화의 탄생일로 간주하고 '한국 영화의 날'로 정하여 기념한다.
현재는 원본 필름이 남아있지 않은 '의리적 구토'는 원래 상연하는 연극의 일부 장면을 영화로 찍어서 삽입한 키노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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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원본 필름이 남아있지 않은 ‘의리적 구토’는 원래 상연하는 연극의 일부 장면을 영화로 찍어서 삽입한 키노드라마였다. 전해져 내려오는 ‘의리적 구토’의 내용 자체는 요즘으로 치면 권격 액션이 가미된 복수극과 막장 멜로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 인물들 사이의 감정이야 무대에서 배우들이 표현할 수 있었지만, 야외에서 벌어지는 격투 장면은 무대에서 재연하기 어려워서 영화로 찍어서 중간에 삽입한 것이다. 그래서 이야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영화로 찍은 것이 아니기에 불완전한 영화였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나 매체의 도입에서 이런 과도기적인 형태는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
한국 영화 역사에 언급된 수많은 기념비적인 작품의 원본 필름이 없는 상태이다. 그런 작품이 개봉했다는 사실을 당시 신문 기사와 남아있는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다행히도 외국에서 몇몇 작품이 발굴되어 복원을 거쳐 상영 가능한 상태가 되어 한국영상자료원이 운영하는 유튜브에 올라온 경우도 있다. ‘청춘의 십자로’나 ‘이국정원’은 음향이 없는 상태인지라 영화인들은 화면에 영상을 상영하고 무대에서 성우들이 각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직접 연기하고 음향효과를 현장에서 바로 넣는 방식이나 아예 변사를 기용하는 방식으로 관객에게 선보이는, 영화와 공연을 결합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나운규의 ‘아리랑’은 원본이 없으나 여러 번 리메이크되었고 2000년대 초반에는 변사를 기용한 무성영화로 다시 만들기도 했다. 결핍은 이렇게 새로운 창작을 위한 기반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선례를 따라 ‘의리적 구토’와 같은 사라진 기념비적인 작품들을 지금 관객들도 즐기고 영화의 의미를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영상 공연 콘텐츠로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한국 영화의 날’을 맞아서 든 생각이다.
노광우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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