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질 기회를 주세요… 이 갈았던 박종훈, 예상 못한 순간에 나타난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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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선발진의 핵심 중 하나인 박종훈(31)은 올해 만족스럽지 못한 시즌을 보냈다.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 롱릴리프로 쓰고, 필승조를 모두 소모한 상황에서 경기가 연장으로 가 길게 던질 투수가 필요해도 박종훈을 부를 계획이었다.
3루 측의 SSG 팬들이 모두 박종훈의 이름을 연호했다.
SSG는 박종훈의 역투를 발판 삼아 위기를 넘긴 뒤 9회에만 6득점하고 8-2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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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SSG 선발진의 핵심 중 하나인 박종훈(31)은 올해 만족스럽지 못한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중반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피나는 재활 끝에 올해 복귀했지만, 평균자책점이 6점대에 머무는 등 전반적인 결과가 좋지 않았다.
결국 한국시리즈에서도 선발진 구상에서는 제외됐다. 플레이오프 대진이었던 LG와 키움 상대 전적이 모두 좋지 않았고, 여기에 견제에 약점이 있는 만큼 비교적 잘 뛰는 두 팀과 상성마저도 좋지 않았다. 김원형 SSG 감독이 안타깝지만 결단을 일찍 내린 이유다.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었지만 박종훈은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팀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뜻만 더 강해졌다. 김 감독은 박종훈을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할 계획이었다.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 롱릴리프로 쓰고, 필승조를 모두 소모한 상황에서 경기가 연장으로 가 길게 던질 투수가 필요해도 박종훈을 부를 계획이었다.
그래서 박종훈은 불펜대기 시간이 아주 길었다. 1‧2차전 모두 불펜에서 몸을 풀었다가, 말았다가 했다. 불펜 경험이 별로 없는 박종훈에게는 고역과 같은 일이었겠지만, 박종훈은 항상 웃고 있었다. 박종훈은 “다들 내가 불펜에서 얼마나 많은 공을 던지고 경기에 나가는지 아실 것이다. 큰 문제는 없다”고 말하면서도 “나갈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등판을 고대했다. 웃는 얼굴이었지만 속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박종훈은 중요한 순간에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들쭉날쭉하기는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고, 무너지지도 않았다. 절대 위기를 막아내며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SSG는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8-2로 이겼다. 경기 초‧중반까지 타선이 좀처럼 터지지 않아 고전한 SSG는 0-1로 뒤진 8회 라가레스의 극적인 역전 투런포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8회 수비에서 이정후를 잡기 위해 투입된 좌완 고효준이 우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고 위기가 시작됐다. 무사 2루에서 노경은, 서진용 등 필승조 투수들의 투입이 예상됐는데 여기서 마운드에 선 선수는 박종훈이었다. 상대는 시작부터 부담스러운 푸이그였다.
제구는 조금 날렸다. 그러나 모든 공이 다 스트라이크일 필요는 없었다. 박종훈은 푸이그를 2루 땅볼로 잡아내고 일단 가장 큰 불을 껐다. 이어진 1사 3루에서는 김혜성을 극적인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2루 땅볼만 돼도 실점할 수 있는 상황에서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이지영에게 까다롭게 승부한 뒤 볼넷을 내준 박종훈은 김태진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포효했다. 3루 측의 SSG 팬들이 모두 박종훈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날의 히어로였고, 정규시즌 실추된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만회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SSG는 박종훈의 역투를 발판 삼아 위기를 넘긴 뒤 9회에만 6득점하고 8-2로 이겼다.
스포티비뉴스는 이번 이태원 참사로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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